회사 출장 때문에 하루 전날 출장지에 도착했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 '업무중 사고'로 볼 수 있을까요?
설령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건설사 협력 업체에 근무하는 이 모 씨는 회사로부터 건설사 교육에 참석하라는 명령을 받고 전날 저녁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교육이 오전 9시에 시작돼 충북 청주에 있는 집에서는 당일에 출발하기 사실상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사는 선배 집에서 술 한 잔하고 잠이 든 사이 방 안에서는 화재가 발생했고, 이 씨는 심각한 화상을 입게 됐습니다.
업무상 재해를 당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을 신청한 이 씨, 하지만 공단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출장 전날 일어난 사고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으며, 이 씨가 담배를 핀 뒤 불을 제대로 끄지 않아 사고가 났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고, 법원은 공단이 요양 신청을 승인해야 한다며 이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 씨가 고속버스에 타는 순간 출장이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하며, 설령 과실로 사고가 났다 하더라도 업무관련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김정욱 / 서울행정법원 공보판사
- "출장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범위내의 행위는 업무 수행으로 볼 수 있으므로 특별히 개인적인 용무를 보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닌 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는 취지입니다."
법원이 최근 업무상 재해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판결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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