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오늘(21일) 조 전 장관의 부인 57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이 지난 8월 27일 조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자녀 입시, 웅동학원 소송 의혹과 관련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며 강제수사를 시작한 지 55일 만입니다.
정 교수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검찰은 핵심 피의자인 정 교수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의혹,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정 교수에게 10개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정 교수는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등 위조하거나 허위로 발급받은 서류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2013∼2014년 딸 조모(28)씨의 국공립·사립대 입학전형에 제출해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허위작성공문서행사·위조사문서행사)를 받고 있습니다.
동양대 영어영재센터장으로 근무하던 2013년 조씨를 영어영재교육 프로그램·교재개발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해놓고 보조금 수백 만원을 허위로 수령한 혐의(보조금관리법 위반)도 있습니다. 검찰은 당시 대학 학부생인 딸이 연구개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서는 업무상횡령과 자본시장법상 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동생과 함께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에 투자한 뒤 처남 명의로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억5천795만원가량을 수익금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링크PE 펀드가 투자한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의 미공개 호재성 정보를 입수해 지분 투자를 하고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정황도 정 교수의 범죄혐의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코링크PE가 운용하는 블루코어 펀드에 실제로는 10억5천만원을 투자하면서 74억5천500만원을 출자한다고 약정한 허위신고 혐의도 정 교수의 혐의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교수는 지난 8월 말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산관리인 역할을 해온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37세 김경록 씨를 시켜 동양대 연구실 PC를 통째로 빼내고 서울 방배동 자택 PC 2대의 하드디스크를 숨긴 혐의(증거은닉교사)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가족이 10억5천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가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내역을 알 수 없었다는 허위 내용이 담긴 운용보고서가 작성되는 과정에 정 교수가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증거위조교사 혐의도 함께 적용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달 3일부터 16일 사이 모두 여섯 차례 조사를 받았다.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조사 도중 귀가하는가 하면, 검찰 역시 가급적 심야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조사가 길어졌다. 정 교수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면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전후해 정 교수 측이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밝히고 검찰에 입·퇴원 확인서를 제출해 정 교수 건강이 구속영장 청구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구속심사와 이후 절차를 견딜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받아 검증 절차를 진행했다"며 "향후 예정된 영장실
건강 문제와 별개로 정 교수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가 없었다고 검찰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3일 쯤 열릴 전망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