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주한 미국 대사관저의 담을 넘어 무단 침입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22일 오전 10시50분께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 성동구에 있는 평화이음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대진연 회원들의 미국 대사관저 침입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료들을 확보했다.
경찰은 미 대사관저 침입 관련 사전 모의와 배후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이음 관계자는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이 노트북, 휴대전화, 아이패드 등에 대해 현장에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는 등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평화이음은 남북바로알기 콘텐츠 지원 등 남북 민간 교류 사업을 진행하는 서울시 산하의 비영리 민간단체다. 미 대사관저 침입에 가담했던 대진연 회원 박 모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본인 주소지를 이 사무실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진연은 크게 반발했다. 대진연은 "경찰이 100명 가까운 인원을 동원해 무리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진연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압수수색 과정을 생중계 하며 '경찰의 행위를 규탄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영상 속엔 경찰의 접근을 막기 위해 욕을 하거나 큰 소리로 항의를 하는 대진연 회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앞서 대진연은 지난 18일 오후 2시57분께 미리 준비한 사다리를 이용해 서울 중구 정동의 미 대사관저의 담을 넘은 뒤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수사당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진연 회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중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 발부에 대진연은 규탄
[박윤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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