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기 위해 오늘(25일) 법원에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종일관 차분하고 담담했습니다. 그는 627일 만에 법정에 섰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35분간 진행된 재판 내내 특별한 표정 변화 없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부회장은 재판 시작 40여분 전에 법정에 들어왔고 변호인들과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앞을 응시하면서 때때로 방청석으로 눈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재판부가 이름과 생년월일, 직업, 주거 등을 묻는 '인정신문'을 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재용입니다" "삼성전자 부회장입니다" 등으로 또박또박 답했습니다.
그는 재판이 끝난 후 "심경이 어떠신가", "향후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소명할 것인가", "오너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원을 떠났습니다.
이 부회장은 검은 양복에 회색 넥타이 차림으로 오전 9시 29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취재진이 심경을 묻자 굳은 표정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이 "뇌물 인정 액수가 올라가 형량이 바뀔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기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재판에 따라 경영활동 계획이 바뀌느냐" 등의 질문을 추가로 했으나 이 부회장은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그는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됐으나, 올해 8월 대법원이 뇌물액을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습니다.
이 부회장이 법정에 나온 것은 지난해 2월 5일 항소심 선고 이후 627일 만입니다.
불구속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나온 것은 처음
이날 이 부회장의 법정 출석을 취재하기 위해 법원에는 100명 가까운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원진이 법원에 나타나자, 이를 지켜보던 이들 중 일부는 "삼성은 각성하라, 부당해고자 복직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 힘내세요"라고 응원을 보내는 이도 있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