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상당 필로폰 소지하고 `던지기` 유통한 30대, 징역 3년6월 선고

5000만원 상당의 필로폰 880g을 소지하고, 이중 일부를 일명 '던지기' 방식으로 유통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후반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왕모 씨(38)에게 지난 18일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7480만원 추징도 선고됐다.
왕씨 일당의 마약 유통행위는 범죄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매우 은밀하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왕씨는 중국에서 알게 된 필로폰 판매책 최 모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7월 29일 지인 이 모씨와 함께 최씨가 일러준 부산 동구 초량동의 한 모텔로 갔고, 왕씨는 객실에 들어가 침대 밑에서 필로폰 약 880g을 획득했다고 한다. 왕씨는 최씨 지시로 다음날 새벽 서울 양천구 모 아파트 화단에 필로폰 0.5g을 담은 비닐팩을 숨겼고, 최씨는 구매자에게 이 장소·주소표지판 사진 등을 보내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왕씨는 같은해 자신 명의의 계좌, 공인인증서,신용카드 등을 최씨에게 건내기도 했다고 한다.
왕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유통 행위를 거부했지만)최씨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왕씨) 집에 마약을 가져다 놓고, 가족을 신고해 구속시키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지시에 따라 던지기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중국에 있는 상선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대량의 필로폰을 판매할 목적으로 소지하고 이를 판매하는 범죄는 조직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져 그 특성상 적발이 쉽지 않고, 마약류의 국내 공급 및 유통을 더욱 증가시켜 그 위험성 및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왕씨가 초범이고 범행에 대해 대체로 인정한 점 등을 참작해 "권고형 범위의 하한보다 낮은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