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머리를 받을 때,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신 적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가게 밖 잘 보이는 곳에 가격을 표시하고, 최종가격을 시술 전 수기로 미리 안내하도록 법을 마련한 지 한참이 지났지만 바뀐 게 없는 거죠.
심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최근 헤어스타일을 바꾸러 미용실을 찾았던 한 여성은 불쾌한 경험을 했습니다.
▶ 인터뷰 : 미용실 이용객
- "머리 이제 감고 샴푸하고 나왔는데, 가격을 올려가지고 몇만 원을 더 달라. 머리가 너무 상해서 더 좋은 약을 쓰겠다…."
기장 추가, 상한 머릿결 등을 이유로 계속 비용이 추가되는 미용실의 영업 행태입니다.
「정부가 최종 가격 내역서를 시술 전 고객에게 미리 제시하는 '미용가격 사전고지제'를 2년 전부터 내놨지만, 현장은 바뀌지 않은 겁니다.」
특히 파마, 염색 등 동시에 시행되는 시술이 3가지 이상일 경우에만 적용돼 실효성도 떨어집니다.
▶ 인터뷰 : 김민정 / 서울 종암동
- "처음 들어봤고요. 미용실에 가서 서비스받다 보면 가격표보다 너무 비싸져서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시행 7년째에 접어든 '옥외 가격표시제' 역시 허울만 남은 지 오래입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옥외에 가격이 표시되어 있어도 이렇게 최소금액 뒤에 물결 표시를 덧붙여 최종 금액은 여전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한 미용실 바깥에 7만 원이라고 적힌 가격표를 보고 들어가 상담을 받아보니 3만 원이 바로 추가됩니다.
「▶ 인터뷰 : 실제 미용실 상담
- "한 10만 원 정도?"
- "밖에는 10만 원이라고 안 돼 있지 않나…."
- "저건 뿌리 기준."」
관리해야 할 지자체도 앓는 소리만 합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관내) 미용업소가 1,800개 가까이 되는데, 담당이 1인이에요. 처분보다는 위생 교육 통해서…."
대책만 만들어놓고 나 몰라라 하는 사이, 미용실 가격은 오늘도 고무줄같이 들쭉날쭉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김 원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