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훔쳐 운전한 만취 승객…블랙박스 영상 살펴보니

【 앵커멘트 】
만취한 승객이 자신이 탔던 택시를 훔쳐서 몰다 오토바이와 버스를 들이받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택시기사가 뒷문을 닫으려 잠시 내린 사이 운전석에 올라탄 건데, 이 승객은 600m 정도를 만취 상태로 질주했습니다.
윤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60대 남성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와 요금 문제로 다투다 실랑이 끝에 차에서 내립니다.

택시기사가 뒷문을 닫으러 나간 사이 갑자기 운전석에 올라탑니다.

그대로 가속 페달을 밟고 출발해 정지신호에 멈춘 것도 잠시, 다시 달리다 앞에 있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습니다.

오늘 새벽 0시 반쯤 서울 창동의 한 교차로에서 60대 승객 조 모 씨가 택시를 훔쳐서 몰다 추돌사고를 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해 택시기사
- "확 가속 페달을 밟고 출발해버리는 거예요. 보고 있던 동료가 빨리 쫓아가자고 그래서 112에 신고하면서 여기 와보니까 벌써 버스를 들이받아서…."

▶ 스탠딩 : 윤지원 / 기자
- "택시를 탈취한 만취 승객은 이 왕복 이차선도로를 따라 600미터가량 질주했고 바로 이곳에서 오토바이와 버스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습니다."

당시 조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을 훨씬 웃돌았습니다.

조 씨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와 버스 탑승자들은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피해 버스기사
- "(승객이) 4~5분 정도 계셨는데, 저희는 신호대기하려고 멈춰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손님들께는 아마 해가 안 간 것 같습니다."

경찰은 블랙박스 등을 분석한 뒤 조 씨에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홍현의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