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진단 내용 안 알려도 보험금 줘야"

【 앵커멘트 】
보험에 가입했는데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제대로 못 해 보험금을 못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런데 다른 병원에서 정상 진단을 받았다면 이전 진단 내용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아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임신 5개월쯤,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은 이 모 씨는 조산기가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걱정이 되기 시작한 이 씨는 나흘 뒤 다른 산부인과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바로 어린이 보험에도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보름 뒤인 27주 만에 1.2kg의 미숙아를 출산해 보험사로부터 치료비 조로 5백만 원가량을 지급받았습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보험회사 측은 이 씨가 자신의 병력을 속이고 보험에 가입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조산기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더라도 이후 다른 병원에서 정상 진단을 받은 이상 이전 진단의 내용까지 알려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박형준 / 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일반인으로서는 이러한 과거 진단 결과까지 보험회사에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본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특히 보험사의 '계약 전 알릴 의무' 조항이 너무 추상적이고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게 돼 있어 이 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때문에 이번 판결은 특히 보험사가 '계약 전 알릴 의무' 조항을 기존 관행대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법원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입니다. mbn 뉴스 김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