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집에 도착해 '도시가스입니다'라고 했더니 고객이 '자는데 시끄럽다'고 고함을 지르며 뛰쳐나와 급히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가스 검침원)
"고객이 갑자기 휴대전화로 포르노 영상을 보여줘 수치심을 느꼈습니다."(재가 요양보호사)
고객의 집을 직접 찾아가 일하는 방문 서비스 노동자들의 폭언, 폭행, 성희롱 피해가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 이현정 국장은 오늘(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서비스연맹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방문 서비스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태조사는 설치·수리 현장 기사, 재가 요양보호사, 가스 점검·검침원, 학습지 교사 등 방문 서비스 노동자 747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11∼27일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고객으로부터 모욕적인 비난, 고함, 욕설을 들은 적 있다'고 답한 비율은 92.2%나 됐습니다. 10명 중 9명꼴로 폭언을 경험했다는 얘기입니다.
'고객으로부터 성적인 신체 접촉이나 성희롱을 당한 적 있다'고 답한 비율도 35.1%에 달했습니다. '구타 등 폭행을 당한 적 있다'는 응답도 15.1%나 됐습니다.
설치·수리 현장 기사의 경우 폭언 피해를 본 비율이 95.6%에 달했습니다. 성희롱을 당한 비율은 가스 점검·검침원(74.5%)이 높았습니다.
폭언과 성희롱 등에 대한 대응은 '동료나 가족에게 털어놓고 해소한다'(40.2%)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참고 넘어간다'(37.5%)가 뒤를 이었습니다. '회사에 알린다'는 응답은 9.5%에 불과했습니다.
이 국장은 "방문 서비스 노동자들이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회 서비스 분야의
이 국장은 방문 서비스 노동자 보호를 위한 대책으로 원청의 책임 강화, 2인 1조 근무 정착, 폭언 피해 등 위험이 있을 경우 노동자 스스로 업무를 중단할 권리의 제도화 등을 제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