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강원도를 비롯해 일부 지방에는 폭설이 내렸지만, 영남 일부 지역에서는 겨울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울산의 한 마을은 계곡물로 생활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모자라 주민들이 큰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울산중앙방송, 박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허리가 굽은 여든 살 할머니가 손수레를 밀며 힘겹게 언덕길을 오릅니다.
손수레에는 물통 가득 식수가 실려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오르막길에 무거운 물을 싣고 오르다 보니 물통이 떨어져 깨지는 일도 허다합니다.
이렇게 물을 나르는 게 하루에 서너 차례, 물 때문에 갖은 고생을 겪은 할머니는 결국 울화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이경수 / 울산 북구 신현동 구남마을
-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못살아."
3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의 다른 주민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 인터뷰 : 울산 북구 신현동 구남마을 주민
- "한달 전에 결혼식 하는 집은 화장실도 못 쓰고 큰일"
상수도가 설치돼 있지 않은 이 마을 주민들이 물 때문에 고통을 겪기 시작한 건 2달 전부터.
지난 9월 이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그동안 생활용수로 사용해오던 계곡물이 말랐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박성훈 / 울산중앙방송 기자
- "물 기근이 심할 때만 사용하던 비상용 우물도 바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빨래한 물로 몸을 씻어야 할 정도로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데도, 행정의 대처는 안일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울산시 북구청 관계자
- "일단 이물은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시지 말고 먹는
마을에 상수도가 개통될 것으로 예정된 시기는 내년 5월, 하루하루 물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주민들에게 고통스러운 겨울은 유난히 길기만 합니다.
JCN뉴스 박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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