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엘린 7억 별풍선 논란…"로맨스 스캠" vs "강요한적 없다"

↑ 논란이 된 아프리카TV BJ엘린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아프리카TV 크레용팝엘린 방송화면]

걸그룹 '크레용팝' 출신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 엘린에게 '로맨스 스캠'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란 피해자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해 호감을 표하고 신뢰를 쌓은 뒤 다양한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방법의 사기를 뜻한다.
지난 1일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엘린에게 10억원대 로맨스 스캠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뭉크뭉'이라는 닉네임을 쓴 A 씨는 "전 유명 아이돌 출신 여BJ에게 10억을 쓰고 로맨스 스캠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녀에게 쏜 별풍선만 7억가량이다. 거기에 목걸이, 구두, 가방, 이사 비용 등 총 10억에 달하는 비용을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가 좋아서 한 일이기 때문에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 이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그 여 BJ에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적었다.
이에 엘린이 서로 간의 오해에서 빚어진 상황이라며 해명하자, A 씨는 다시 반박 글을 올린 상태다.
엘린과 A 씨 사이에 로맨스 스캠이라는 사기 범죄가 성립하려면 엘린이 그를 기망(속였다)했다는 점과 엘린에게 편취(속여서 상대의 물건을 빼앗는 것)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먼저 사기죄의 기망 행위는 사람을 착오에 빠뜨리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상대를 착오에 빠뜨렸다 해도, 그로 인해 재물을 빼앗으려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아무 상관이 없는 정도라면 기망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강원도에 사는 40대 여성 B 씨는 SNS를 통해 자신을 캘리포니아에 사는 선박 기술사라고 소개한 남성과 친해졌다.B 씨가 해당 남성을 남자친구라고 느낄 만큼 가까워지자 이 남성은 "한국에서 같이 살고 싶다"며 "한국에서 집을 구할 돈 70만 달러를 항공화물로 보낼 테니 통관 비용을 보내 달라"고 했다. 이후 "항공화물로 보낸 돈이 적발됐다. 벌금을 낼 돈이 필요하다"며 다시 돈을 요구했고, 이상함을 느낀 B 씨는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 7일 B 씨가 송금한 돈을 찾으려던 C 씨(37·나이지리아)를 붙잡았다.
이처럼 로맨스 스캠 범죄에서 사기범은 범행을 쉽게 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관계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다.
엘린 사건의 경우, A 씨는 엘린과 매일 연락을 하고 엘린의 집 문 앞까지 동행했던 것 등을 근거로 "단순히 팬과 BJ의 관계라고 볼 수 없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엘린은 "방송 초창기 때부터 별풍선 후원을 통해 방송에 여러번 노출된 열혈 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3년 뒤에 같이 살자는 이야기를 했다는 A 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화를 하다가 '3년 보고 있다', '영혼 결혼식' 등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장난스러운 뉘앙스였다"고 반박했다.
로맨스 스캠이 성립하려면 편취의 고의도 입증돼야 한다.
즉 엘린이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재물을 뜯어내려고 했는지가 관건인데, 엘린은 "(A 씨에게) 한 번도 별풍선 후원을 강요하거나 유도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법률 전문가는 A 씨의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사기죄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다.
둘 사이에 결혼이나 계약연애 등 관계에 관한 별도의 약속이 없었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계약이 있었다는 물증이 없다면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났다'는 주장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되기 어렵다.
로맨스 스캠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지만, 피해자들은 사회적인 비난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로맨스 스캠 예방을 위해 ▲SNS에서의 무분별한 친구 추가 자제 ▲해외 교포, 낯선 외국인과의 인터넷상 교제 신중히 고려 ▲인터넷상으로만 교제하는 경우 부탁을 가장한 요구에 입금 금지 ▲상대방이 선물 발송 빙자로 인한 배송 업체 사이트 URL에 접속 지양 등을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