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운전 사륜오토바이 사고, 건강보험 적용 안돼

농촌 지역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해 4월 면허 없이 사륜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도로에서 전복되는 사고로 머리 부분에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김씨가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아 발생한 공단부담금 9765만원을 환수하라고 고지 처분했다. 이에 김씨는 수년간 다니던 동네 길에서 발생한 사고이고 운전면허가 있어야 사륜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공단부담금 환수 취소를 요구하는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근 건강보험 이의신청위원회는 도로에서 운전면허 없이 사륜오토바이를 운전한 행위는 국민건강보험법에서 급여 제한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김씨의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11일 건보공단은 지난해 무면허운전에 따른 교통사고 총 1148건에 대한 부당이득금 약 33억원을 환수 고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륜오토바이는 농어촌에서 고령자들의 이동수단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지만 도로교통법 제80조(운전면허)에 따라 면허가 있어야 한다.
특히 해수욕장 같은 유원지에서 레저용으로 타는 사륜오토바이도 백사장을 벗어나 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에 해당하기 때문에 운전면허가 반드시 있어야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무면허운전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 열거한 '12대 중과실' 중 하나에 해당하기 때문에 건강보험 급여도 당연히 제한된다"며 "사륜오토바이도 면허가 있어야 운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