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서울 김포공항에선 택시를 타려는 승객 100여 명이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귀가하지 못하는 '승차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택시가 정말 없는 건지 살펴봤더니, 공항 뒤편에 모여 장거리 손님만 태우고 있었습니다.
불법영업을 단속해야 할 경찰과 지자체가 뒷짐만 지면서, 일반 택시들까지 불법 영업에 뛰어드는 실정입니다.
손하늘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택시를 타려는 승객들이 김포공항 앞을 가득 메웠습니다.
승객 100여 명이 만든 줄은 80m나 됩니다.
10여 분이 지나서야 겨우 택시 한 대가 옵니다.
▶ 인터뷰 : 택시 승객
- "15분 정도 기다린 것 같은데요. 단거리 가요."
줄 서기를 포기하고 다른 곳에서 택시를 잡아보기도 하지만, 소용없습니다.
▶ 인터뷰 : 택시 승객
- "서울 시내요, 왕십리. (장거리) 콜 부른 사람은 타고 가던데요."
마지막 비행기가 착륙한 지 한 시간이 다 돼가지만, 택시 줄은 줄어들 기미가 없습니다.
▶ 인터뷰 : 항공사 관계자
- "저희도 지금 계속 (택시 호출)하고 있는데 안 잡혀요. 오늘 좀 심한 것 같아요."
택시가 정말 한 대도 없는 건지 살펴봤습니다.
국내선 시외버스 터미널 뒤쪽을 가 보니, 빈 차 등을 끄고는 택시 호출 앱을 주시하는 택시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이곳은 경기도 분당과 수원 방향으로 가려는 여행객들만 몰리다 보니, 승객 골라태우기와 합승 등 택시 불법영업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불법영업 기사
- "그렇게 가세요? 가세요? (네, 가야죠.)"
합승 호객에 성공한 택시기사는 역주행까지 서슴지 않으며 승객을 태웁니다.
공항 직원이 돌아다니지만 기사들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 인터뷰 : B 씨 / 불법영업 기사
- "시간은 조금 더 걸리죠. 이분부터. (어디신데요?) 아니요, 제가 알아서 해요. 선생님은 앞에 타세요."
택시기사들은 불법영업 조직의 행태를 본 일반 기사들까지 이를 따라하면서, 공항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 인터뷰 : C 씨 / 준법택시 기사
- "한 번씩 재미를 보고, 그런 기사들이 몇 명 붙어서 같이 일하고 이렇게 돼요. 눈에 보이는 게 있으니까…."
갈수록 늘고 있는 불법영업, 관할 지자체와 경찰의 단속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이우진·문진웅 기자
영상편집: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