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급상승한 승강기가 불과 3주 전 안전점검을 통과했단 보도, MBN이 단독으로 전해드렸죠.
그런데 이런 엉터리 안전점검 탓에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승강기들은 더 있었습니다.
승강기를 즉시 멈추고 수리해야 하는 단계인데도, 번거로우니 양호한 수준인 A등급을 주는 식입니다.
손하늘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 기자 】
롤러코스터를 탄 듯 18층까지 급상승하는 아파트 승강기.
그런데 이 승강기, 3주 전 안전점검을 통과한 상태였습니다.
관리가 엉터리였던 건데, 이런 승강기는 이곳만이 아니었습니다.
얼마전 핵심 부품인 메인로프를 7년 만에 교체한 경기도의 한 아파트 승강기입니다.
교체 직전 모습을 보면, 승강기를 매단 줄이 심하게 부식돼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반년 전 승강기 자체점검표에는 로프 상태가 양호하다고 평가돼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MBN이 입수한 관리업체 공문입니다.
메인로프가 실제로는 '주의'와 '긴급수리'를 뜻하는 B·C등급에 해당하지만,
이렇게 평가하면 현행법상 승강기를 즉시 멈추고 수리해야 하니, 고층 아파트 특성상 부득이 양호 등급으로 평가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입주민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주민
- "바로 세우고 바로 작업에 들어갔어야지요. 입주민을 볼모로 한 것과 똑같지 않습니까. 아무 이상 없다고 타고 다니다 대형 사고가 났을 땐…."
▶ 인터뷰 : 유정자 / 아파트관리정상화추진연합회 부회장
- "입주자대표회의는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까 관리업체를 다 믿고 신뢰할 수밖에 없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승강기가 관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승강기 업계 내부에서는 안전점검 결과가 이처럼 자의적인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승강기 업계 관계자
- "C(긴급수리) 체크할 수가 없어요. 체크하면 바로 정지를 해야 하거든요. B(주의)로는 체크하는 분이 계시고, 그분 기준에 따라 그냥 A(양호) 체크하는 분이 계시고…."
해당 관리업체는 주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한 만큼 등급 판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경기 남양주시는 과태료 부과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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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