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논란으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에 이어 또 다른 그림을 놓고 위작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번에는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기증된 박수근 화백의 '떡 만드시는 어머니'란 작품인데, 병원 측은 우선 감정을 거쳐 전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기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위작 논란이 불거진 박수근화백의 유화 작품 '떡 만드시는 어머니'입니다.
아트 딜러인 정 준 씨는 소장하고 있던 이 그림을 서울 연세의료원에 기증했습니다.
정 씨는 이 그림이 박 화백의 1945년 작으로 가로 91센티미터 세로 53센티미터, 감정금액이 7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국제미술과학연구소의 최명윤 명지대 교수가 올여름 이 그림을 감정한 결과, 위작으로 판명했던 작품입니다.
당시 최 교수는 이 그림이 그려진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위작으로 판명한 바 있습니다.
미술계를 뜨겁게 달궜던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의 위작 여부가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증으로 또다시 위작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러자 기증자인 정 씨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 인터뷰 : 정 준 / 기증자
- "유감스럽습니다. 다시 한번 한국의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있어야 할 필요성을 많이 느낍니다."
하지만, 그림을 얻게 된 경위는 회고록 등을 통해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해 의혹을 증폭시켰습니다.
연세의료원 측은 선의의 기부를 막지는 않는다며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 인터뷰 : 박창일 / 연세의료원장
- "저희는 순수한 뜻으로 받아들였고, 저희도 감정을 한번 하는 것은 거치겠죠."
병원 측은 감정을 거쳐 문제가 없으면 그림을 병원 로비에 전시해 환자와 가족들에게 공개할 방침이지만 위작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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