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가를 걷다가 여기저기 세워둔 입간판 때문에 불편했던 경험, 한두 번쯤은 있으실 텐데요.
마구잡이로 설치된 이런 입간판은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비가 올 땐 감전 위험까지 있습니다.
노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대학가입니다.
인도 한 가운데 성인 남성 키보다 큰 입간판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시민들은 피해 다니기 바쁩니다.
▶ 인터뷰 : 주예린 / 경기 안산시
- "아무래도 (길이) 비좁다 보니까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간판에 부딪치기도 하고, 너무 높은 간판들은 시야 확보하는 데 불편도 크고…."
날이 저물자 도로로 나오는 입간판들은 더욱 많아집니다.
비가 와도 수십 미터 전선을 연결해 입간판을 세워놓고, 아예 차량이 다니는 도로 한가운데에 갖다 놓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인근 상인
- "(내 놓으면) 안 되는 거지. 밤에만 내 놓는 거지."
- "통행하는데 불편할 텐데요?"
- "조금 그래. 그래도 잘 비켜서 또 잘 가."
모두 높이가 1.2m를 넘거나 점포에서 1m 이상 떨어져 있는 불법 입간판인데, 경고장을 붙여도 아랑곳하지 않고 떼기에만 급급합니다.
지자체 직원들이 집중 단속에 나서지만, 그때 뿐입니다.
8명이 달려들어 중심거리에 눈에 띄는 간판들만 수거 하는데도 한참이 걸립니다.
▶ 스탠딩 : 노태현 / 기자
- "불과 120여 미터 되는 거리에 세워진 불법 입간판들은 1t 트럭을 가득 채웠습니다."
간판 당 가격이 5만 원 내외로 저렴해 담당 구청에서 수거해 가도 금세 또 내놓고, 적반하장 식으로 항의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담당 구청 관계자
- "업소에서 보고 있다가 나와서 못 가져가게끔 집행을 방해한다든지 소리를 지르고 한다든지…."
오늘도 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불법 입간판들,
불편은 오롯이 보행자들 몫입니다.
MBN뉴스 노태현입니다. [ nth302@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배병민·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