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철학과에 교내 성추행 고발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1일 5년 전 성추행 피해를 고발하는 대자보를 시작으로 25일에는 또 다른 학생이 2년 전 피해를 언급한 대자보를 붙이며 '릴레이 미투'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피해 학생은 형사 고소도 검토 중이다.
25일 건국대 인문학관엔 고발 대자보가 하나 붙었다. 철학과 17학번인 A씨가 붙인 대자보였다. A씨는 자보에서 신입생 때 동기였던 한 남학생이 본인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폭력적인 언행을 지속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그가 마음을 거절하자 주먹으로 벽을 치거나 스스로 몸에 담뱃불을 비벼 끄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자보는 같은 학교에서 최근 과거의 성추행 피해사실을 폭로하는 자보가 붙음에 따라 동조하는 형태로 붙은 것이다. 앞서 지난 11일 철학과 14학번 B씨는 본인의 피해사례를 담은 자보를 붙였다.
B씨는 23일 매일경제와 만나 지난 2014년 신입생 때 떠난 철학과 학술답사에서 남자 선배였던 C씨가 허벅지를 만지고, 어깨를 쓰다듬는 등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C씨가 학술답사 내내 옆으로 와 자리를 피해도 따라왔고, 특히 술자리에서 계속 터치를 했다"며 "새내기였던 때에 C씨는 대하기 어려웠던 선배였던 만큼, 이는 명백한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라고 밝혔다.
B씨는 5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여전히 심해 C씨의 사과를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비슷한 피해를 입고 있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며 "대부분 학생들은 교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권센터가 있는지도 모른다. 학교 측에서도 제대로 된 대응 매뉴얼 마련을 통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
B씨는 지난 11일 건국대 인문학관에 이 같은 폭로 내용을 담은 '2014년의 일을 2019년에 맺고자 쓴 글'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고, 당일 교내 인권센터에 C씨를 신고했다. B씨는 현재 C씨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형사 고소도 고려하고 있다. B씨의 폭로 후 이 사안 해결을 위한 학생 7명이 모인 임시특별기구(TF)도 지난 18일 생겼다.
신고를 접수한 인권센터는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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