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2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2024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정규 교육과정이 아닌 모든 비교과 영역이 사라지게 된다. 그동안 검증이 쉽지 않아 입시 비위·비리의 근거지가 됐던 자기소개서도 전면 폐지된다. 그동안 학생 개인의 능력이 아닌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여건 등 외부 요인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입제고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등학교에서 학생부 등 대입 전형자료가 공정하게 기록될 수 있도록 부모 배경, 사교육 등 외부 요인을 차단하고, 학교와 교원의 책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교육부는 대입정책 '4년 예고제'에 따라 2024학년도 대입부터 수상경력과 개인봉사활동실적, 자율동아리, 독서활동 등 정규 교과과정 이외의 모든 비교과 영역을 없애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현재 고2·3학년에게 적용되는 대입에서는 동아리 활동은 물론 봉사활동, 수상경력 및 독서활동이 평가 지표로 활용된다. 하지만 현 고1과 중3이 치르는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 대입에서는 자율동아리 연간 1개 및 소논문 기재 금지, 교내수상 학기당 1건만 대입 반영 등 일부 지표가 축소된다. 이후 현 중2가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 동아리는 물론, 개인봉사활동 실적과 수상 경력 등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다만 교육부는 "각 대학은 여전히 자율활동 특기사항 , 정규 동아리 특기사항,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봉사활동 실적, 진로활동 특기사항 등 '정규교육과정 내 비교과 영역' 과 '교과세특'이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학생선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기소개서는 단계적 폐지를 거쳐 현 중2부터는 아예 대입에서 빠지게 된다. 현 고2 대상인 2021학년도 대입에서는 자소서 기재금지사항 검증을 강화하고 불이익 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는 게 교육부 계획이다. 이어 현 고1~중3에게 적용되는 2022~2023학년도 대입에서는 자소서가 기존 4개 문항 5000자에서 3개 문항 3100자로 축소된다.
이후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현 중2 대상 2024학년도부터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된다. 교사추천서는 이미 지난해 8월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에 따라 현 고1대상 2022학년도부터 사라진다. 논술위주전형과 특기자전형(어학·글로벌 특기자)도 대학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폐지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 밖에 교원의 평가와 학생부 기록 역량을 높이기 위해 모든 학생의 교과 세부능력특기사항을 기재하도록 하고, 학생부 기재를 위한 표준안 보급을 추진한다. 또한 학종 실태조사의 후속조치로서 기재금지사항을 위반하거나 공통 고교정보(고교 프로파일)에 부적절한 정보를 제공한 학교와 교원에 대해선 교육청에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출신고교의 후광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블라인드 평가를 현행 면접 외에 서류전형까지 확대하고, 당장 내년부터 공통 고교정보(고교프로파일)를 폐지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사전에 학생, 학부모가 평가기준을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평가기준 표준 공개양식을 개발해 대입정보포털·모집요강 등을 통해 공개할 것"이라며 "외부공공사정관의 평가참여, 면접 등 평가과정 녹화와 보존, 면접관의 동일모집단위 연임 금지 등을 유도해 평가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입시부정과 비리요인을 차단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교육부는 대입전형 간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학종과 논술위주전형 위주로 쏠림이 있는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대해 2023학년도까지 수능위주전형을 40% 이상 선발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가 대상이다.
이와함께 교육부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농어촌학생,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가칭)사회통합전형'을 도입하고 법제화할 예정이다. 교육부 측은 "사회통합전형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형을 전체 모집정원 대비 10% 이상 선발하도록 의무화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교육부는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형을 10% 이상 선발하되 학생부교과 위주로 선발할 것을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 이미 지역균형 관련 전형을 10% 이상 운영하는 수도권 대학은 20% 이상 상향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교육부 복안이다.
유은혜 부총리는 "이번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은 학종 공정성 강화, 대입전형의 합리적 비율 조정, 사회통합전형 신설 등 세 가지가 핵심"이라며 "특히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
유 부총리는 또 "이미 합의된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을 보완한 것이며,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2028학년도 미래형 대입제도가 마련되기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교육현장이 안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민서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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