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맹견을 소유한 사람은 개 물림 사고에 대비하는 보험 가입이 의무화됩니다. 또 동물 유기 행위에 대한 제재가 행정처분에서 형사처벌로 강화돼 경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맹견이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 스테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을 가리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맹견 소유자는 이미 입마개 등을 씌울 의무가 있다"면서도 "개 물림 사고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 국내·외 사례를 비춰봤을 때, 일부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보험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39개 주, 싱가포르, 영국 등 많은 국가에서는 맹견 소유자가 보험을 의무적으로 들게 하고 있습니다.
보험이 의무화되더라도 실제로 소유주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현재도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이나 반려동물보험 등의 특약으로 한 해 5천원 미만의 비용으로 개 물림 사고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 등 전문가들은 맹견 손해보험을 신규로 출시하더라도 연간 보험료가 5천원∼1만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개정안은 맹견 소유자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동물 학대와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됩니다.
현재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돼 있어, 일반적인 학대 행위와 처벌이 동일합니다.
그러나 이번 법률 개정으로 동물을 죽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됐습니다.
특히 동물 유기 행위에 대한 제재가 300만원 이하 '과태료'에서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바뀝니다.
행정처분인 과태료는 부과 주체가 각 지자체다 보니 단속 인력에 한계가 지적됐습니다. 그러나 형사처벌인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되면서 신고가 들어왔을 때 경찰이 수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동물 유기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자체 행정력만으로는 이를 제재하는 데 한계가 있어 경찰력 투입이 절실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동물보호법에 포함됐던 신고포상금제, 일명 '개파라치' 조항은 신고를 위한 채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등의 우려로 삭제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