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김해외국어고등학교 송영준(18)군은 사교육 없이 학교 공부에만 충실해도 좋은 성적을 받는 게 '올바른 세상'이라고 굳게 믿었다고 4일 만점 소감을 밝혔다.
송군은 중학생까지 전교 10등대 성적을 유지한 '모범생'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송군은 식당에서 힘들게 일하는 홀어머니와 지내며 넉넉하지 않은 형편 때문에 그 흔한 학원이나 과외 한번 한적이 없었다.
개인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인 것이다.
그런 그에게도 큰 고비가 있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으로 김해외고에 진학한 송군은 반 편성고사에서 큰 좌절감을 느꼈다.
전교생 127명 중 126등. 사실상 꼴찌였다.
'공부는 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 송군은 입학 일주일 만에 담임선생님에게 "공고로 진학하겠다"며 상담 신청을 하기도 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빨리 취업해 어머니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다.
담임선생님은 "형편이 어려우면 장학금을 알아봐 주겠다. 포기하지 말고 한 번 더 해보자"며 흔들리는 송군의 마음을 다잡아줬다.
"선생님이 장학금까지 알아보며 저를 믿어주니 거기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더 학업에 매진했어요. 고1 여름방학이 터닝포인트였죠.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과목이던 수학 문제집 7권을 푼 뒤 자신감이 붙었고 다른 과목에 투자하는 시간도 늘며 성적이 올랐어요."
송군은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고2 겨울방학부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 것이 전부. 대신 매일 밤 12시, 고3이 되고 난 뒤에는 새벽 1시까지 공부에 매달리며 실력을 쌓았다.
내신은 물론 모의고사에서도 과목별로 돌아가며 한 번씩 만점을 받자 자신감이 붙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수능만점'으로 돌아왔다.
송군의 꿈은 정의로운 검사가 돼 우리 사회 부조리를 바로잡거
송군은 "힘든 가정사를 숨길 생각도 해봤으나 이런 것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좋은 세상이라 생각해 말하게 됐다"며 "대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신나게 놀며 그간 가져보지 못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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