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보안사령부가 작성한 5·18 관련 문건 목록이 오늘(5일) 공개됐습니다.
대안신당 최경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기록원으로부터 받은 보안사 생산 문건 목록 2천321건과 일부 문건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구 기무사령부)가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5·18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최 의원이 국가기록원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확보한 자료들입니다.
앞서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이 같은 방식으로 보안사가 5·18 당시 촬영한 사진첩을 확보해 공개한 바 있습니다.
최 의원이 이번에 확보한 문건 목록은 1980년부터 2005년까지 보안사(기무사 포함)가 생산한 문서들입니다.
주요 목록은 5·18 당시 보안사가 수집한 상황일지 전문과 군 작전일지, 전남 도경 상황일지, 5·18 직후 군의 작전 상황 전반과 문제점, 추후 대책 등이 담긴 '광주사태 분석' 등입니다.
지난 1988년 국회 5·18 청문회를 대비해 작성된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질의응답 문건, 1995년 5·18 특별법 제정에 대비한 동향 분석자료,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주요 인물 동정, 5·18 단체와 정치·종교·언론·노동계와 재야 등의 동향 파악 문건 등도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최 의원은 이 가운데 '광주사태 분석'과 '광주사태 상황일지' 등 일부 문건에 대해서는 전문도 확보했습니다.
최 의원에 따르면 '광주사태 분석'에는 '편의공작대'로 불리는 선무공작대 투입·운영, 민간인 45명 정보요원 활용, 화염방사기 30대 사용 등의 사실과 유사시 항공 자원을 기동타격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보안사가 감청과 민간 정보요원, 편의공작대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로 작성된 '광주사태 상황일지'에는 5·18 당시 상황이 시간대별로 상세히 담겨있습니다.
여기에는 '무장헬기 해남 현지 급파', '폭도들이 선제공격 시 무차별 사격하라'는 31사단장 명의의 지시 등도 포함됐습니다. 5·18 당시 전국 동향과 서울 관내 고교의 교련용 무기를 회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최 의원은 헬기 사격 진압 의혹에 대한 보안사의 첩보수집 문건과 전 전 대통령의 관련 반응, 5·18 특별법 제정 대응, 5·18 단체 와해 유도 전략 문건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묘역) 이전 대책에 대한 '무등사업 계획 및 비둘기사업' 문건도 입수했습니다.
특히 1995년 5월 18일 생산된 문건에는 같은 해 5월 10일 한국을 찾아 헬기 사격을 증언한 미국인 아놀드 피터슨 목사에 대해 전두환 씨가 격노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문건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최근 5·18 조사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 오던 중 피터슨 목사가 검찰에 출두해 증언하자 매우 진노한 상황에서 '군 장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횡설수설하고 있는데 당
문건에 따르면 전씨는 1995년 5월 13일 태릉에서 골프를 치고 있던 경호실장을 긴급호출해 연희동 자택에서 대책을 논의했고, 회의에서는 동일 기종의 무장헬기로 실제 사격을 시범 보여 피터슨 목사 스스로 착각했음을 시인하게 하자는 방안도 제안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