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일주일에 사나흘 이상 근무하고, 월급을 받는 풀타임 일자리만 보면 같은 기간 1.2명이 줄었습니다. 이 수치를 전국 점포 수에 대입하면 4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일 년 만에 사라진 거죠.
대신 늘어난 일자리도 있습니다. 하루 3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 일주일에 15시간을 넘지 않는 이른바 '쪼개기 알바' 자리입니다.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거죠. 점주들은 고용을 줄이고 점포를 직접 운영하거나, 사람을 써도 정말 꼭 필요한 단 몇 시간만 썼습니다. 최저임금제도라는 건 말 그대로 저소득층 근로자를 보호하려고 만든 건데, 이들이 오히려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나게 된 겁니다.
30대와 40대 일자리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 2년 간 주 40시간 이상 '풀타임 근로자' 87만 명이 사라졌는데, 열에 여덟이 3040 세대였습니다. 3040 세대는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계층, 이들의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경제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올라간들, 일자리가 없어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임금이 올라가니 소득 격차는 줄겠지만, 부작용으로 나온 해고와 쪼개기 알바, 사라진 그들의 임금은 어쩌죠. 이 와중에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이요? 깨진 독에 물 붓기 아닐까요?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고 해도 시장이 하소연하고 등을 돌리면 휴짓조각이 됩니다. 특히 경제 분야는 상인의 현실감각과 선비의 문제의식, 이 둘 다가 필요한 거라 난제가 많고 이론과 실제의 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의 실력은 이걸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 하는 데서 나오는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