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달 8억 3천만 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인공강우 실험을 추진했습니다.
10번의 실험 비행을 위해 경비행기까지 빌렸는데, 고작 2번 비행 후 실험은 사실상 중단 상태입니다.
승인조차 받지 않고 비행기를 개조했기 때문인데, 2번의 비행마저도 불법비행으로 행정처분 위기에 몰렸습니다.
윤지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세스나 206기종 5인승 경비행기입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인공강우 실험을 위해 이 기종의 경비행기를 빌려왔습니다.
기상청이 기존에 보유한 기상항공기와 세스나 항공기를 함께 띄워 10차례 인공강우 실험을 하면서 선진기술을 습득하겠다는 겁니다.
용역 마감일은 오는 20일, 비용은 8억 3천만 원가량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4일 두 차례 비행 이후 실험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세스나 항공기로 인공강우 실험을 하려면 '비의 씨앗' 역할을 하는 요오드화은이 담긴 연소탄 장착이 필수입니다.」
「연소탄 장착을 위해서는 서울지방항공청의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용역 마감이 열흘도 안 남았는데 승인 신청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
- "세스나는 지금 상황에서는 실험에 투입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빨리 그런 승인을 받고 이 실험에 업체도 충실히 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좀 빡빡하긴 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앞선 두 차례의 비행마저도 개조 승인이 없는 불법 비행으로, 행정처분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 인터뷰(☎) :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
- "불법 비행입니다. 저희가 행정처분을 할 거고요. 현재는 장비를 장착하고 비행을 하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비 탈착을 해놓은 상태예요."
승인을 받더라도 정상적인 실험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5인승의 경비행기는 비행 가능 시간이 1시간 안팎에 불과한데다 구름 속이나 구름 위를 비행하는 데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문성 부족이 이번 사태를 낳았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오성남 / 연세대학교 자연과학연구원 교수
- "연구자들을 오랫동안 인공강우 부분에 종사하도록 해야 하고, 공무원 인사체계 가지고 1~2년 있다가 다른 곳으로 보낸다든지 이런 것은 인공강우 개발에 굉장히 저해되는 것이거든요."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기상청의 인공강우 실험, 하지만 결과는 혈세 낭비였습니다.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홍현의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