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 전광판 해킹 범인 중학생이면 처벌은 어떻게?

↑ △지난 14일 부산 서면의 한 건물 조선일보 옥외 광고판에 "조선일보 전광판 중학생한테 다 털렸죠?"라는 문구가 떠 논란이 됐다. [사진 출처 = 트위터 계정 Vietnam******]

지난 14일 부산 서면의 한 건물 조선일보 전광판에 "조선일보 전광판 중학생한테 다 털렸죠? ㅋㅋㅋㅋㅋ"라는 문구가 송출돼 화제가 됐다.
전광판이 설치된 건물은 부산 도시철도 1, 2호선 서면역 근처로, 해당 전광판 장면은 근처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그대로 노출됐다.
이 전광판을 찍은 사진이 퍼지자 여러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조선일보 전광판', '중학생 해킹'이 올랐다.
일부 누리꾼들은 "조선일보 전광판 중학생한테 해킹 당함ㅋㅋㅋ 역시 IT 강국"(Chan****)이라며 가볍게 넘어가거나 "조선일보 전광판 사이버 수사로 법정 가면 어쩌려고 저럼? 그것도 중학생 나이로…?"(jamc****), "유출 당한 책임자도 문책당해야 하고 해당 중학생도 처벌받아야 합니다"(calvin***)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확한 해킹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최근 해당 전광판에 원격 제어 프로그램 로그인 정보가 유출돼 이를 통해 접속한 것이 아니냐고 유추했다. 앞서 원격 제어 프로그램 '팀뷰어'의 아이디어와 비밀번호가 전광판에 노출됐는데 해커가 이를 보고 접속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전광판 운영업체 측은 전광판을 끄고 해킹 경로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커에게는 '컴퓨터를 활용한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 형법 314조 2항은 '정보처리장치에 허위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고 규정한다. 또 정보통신망법 48조 1항에 따라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다.
하지만 해킹한 사람이 스스로 밝힌 대로 중학생일 경우, 나이에 따라 처벌받지 않거나 보호처분에 그칠 수 있다.
형사 처벌은 어렵더라도 민사상 책임은 물을 수 있다. 해킹된 시간 동안 중단된 광고 비용을 계산해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같은 옥외 광고판 해킹은 해외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지난 2016년 6월엔 미국 텍사스 도로 공사의 안내 전광판이 네 차례 해킹됐다. 이 전광판에는 원래 도로 공사 중이니 운행에 참고하라는 내용의 말이 나오지만, 해킹당해 "Party Hardy Tall!(놀자)","Donald Trump is a shape shifting lizard!(도널드 트럼프는 변신하는 도마뱀!)" 등의 문구가 떴다.
2017년 3월엔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한 고속도로변 대형 전광판이 해킹당해 음란 동영상이 나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 중 한 명은 이 광고판에 접근하려다 사다리에서 추락해 사망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