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런 법이 다 있나 하시겠지만, 영국에서 시행됐던 세계 최초의 도로교통법입니다.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신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규제한 건데, 이 때문에 영국은 가장 먼저 자동차 산업을 시작했음에도 결과적으로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게 됩니다.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나라 한 스타트업 기업이 식당 앞에서 줄을 길게 서지 않도록 모바일로 예약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술을 파는 식당은 이걸 이용할 수 없습니다. 예약만 하고 들어가서 음식을 시키는 건 종업원의 얼굴을 보고하는데도, 술을 파는 식당이라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요새 많은 관심을 받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도 규제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도로교통법에 정확한 정의조차 없거든요. 차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기 때문에 도로 주행도 할 수 없고, 인도 통행도 당연히 안 된다는 겁니다. 상용화되더라도 배달을 할 수나 있을까요. 새로운 사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규제가 이런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규제 얘기라면 사실 그동안 정부가 안 한 것도 아닙니다. '규제가 너무 많다, 규제를 없애고 신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맞는 말입니다. 발목을 잡고 있는 황당한 규제를 풀어야 기업이 새로운 분야에 투자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그렇게 활력이 생겨야 일자리도 창출되니까요.
그런데 실제는 아직도 사방이 규제로 막혀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못 규제인 '데이터 3법'만이라도 빨리 법 개정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지금 국회 상황을 보면 뭐 할 말 없죠.
기업 가치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 기업이 한 달에 몇 개씩 생기는 나라도 있는데, 우리는요? 있는 것도 내쫓는 형국이죠. 일자리요? 경제요? 누굴 탓하겠습니까. 더 이상 말뿐인 규제개혁은 필요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