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에 휩싸인 모텔에서 새벽잠에 빠져든 투숙객을 깨운 '쿵쿵소리'는 화재 진압과 구조에 나선 소방관이 낸 '위기 경고'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23일) 광주 북부경찰서와 모텔 관계자에 따르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현장에서 잠든 투숙객을 깨우려 위험을 무릅쓴 시민의 활약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CCTV 영상을 보면 화재 사실을 최초로 인지한 사람은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나온 4층 투숙객이었습니다.
이 투숙객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은 모텔 주인이 불이 시작된 3층을 직접 확인하고 119상황실에 신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이 방문을 두드려 화재 비상벨을 듣지 못하고 깊은 잠을 자던 투숙객을 깨웠습니다.
'쿵쿵쿵'하는 둔탁한 소음을 듣고 깊은 잠에서 깨어난 투숙객은 검은 연기가 가득 찬 건물을 스스로 빠져나오거나 소방관 도움으로 탈출했습니다.
긴급 대피한 투숙객 사이에서 위기를 알린 숨은 의인이 있는 것 같다는 증언이 나오자, 경찰도 투숙객 구조와 대피 경위를 확인했으나 구조 업무에 충실한 소방관들 말고는 특별한 동향은 없었습니다.
소방 당국의 시간대별 활동을 토대로 화재 상황을 재구성하면 119상황실에 화재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전날 오전 5시 45분입니다.
선발대가 3분 만에, 현장지휘팀이 6분 만에 모텔에 도착했습니다. 5시 58분 긴급구조통제단이 가동했습니다.
소방관 163명, 경찰관 50명, 광주시·북구청 공무원과 가스·전력공사 직원 등 인원 267명과 장비 48대가 구조와 수습에 돌입했습니다.
해당 모텔은 지난해 특별 소방조사에서 화재 대피 시설이 양호하다는 판정을
3급 특정 소방대상물이라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불로 투숙객 2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의식이 없는 등 생명이 위중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처지를 비관해 객실에 불을 지른 3층 투숙객 39살 김 모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