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CJ 제공 |
CJ그룹이 2020년도 정기임원 인사를 오늘(30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신규 임원 수를 절반 가량 축소했고 지주사 CJ는 실장제를 폐지했습니다. 주력 계열사 실적 부진과 CJ ENM 투표 조작 의혹 등에 따라 선포한 비상경영 체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인사 규모는 신임 임원 19명 등 총 58명입니다. 대표적으로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와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 윤도선 CJ대한통운 SCM부문장이 각각 부사장대우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량 줄어든 규모입니다. CJ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임임원 35명 등 총 77명을 승진시켰습니다. 당시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이 CJ주식회사 공동대표에 오르는 등 지주사 변화가 있었지만 올해는 전년과 비교해 큰 움직임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CJ그룹은 매년 11~12월 초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해를 넘기기 직전인 이달 말까지 인사를 미뤘습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임원인사 명단을 몇차례나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쇄신`과 `내실` 중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의 선택은 내실이었습니다. 실적이 부진한 CJ제일제당의 경우 신현재 대표가 물러나고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맡고있던 강신호 총괄부사장이 겸임합니다.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쇄신보다는 내부 인력을 활용한 안정화를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 사진=CJ 제공 |
CJ그룹은 최근 2년간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인수하는 등 다발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채무가 급증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말 7조원대이던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올 3분기 기준 9조원대로 20% 가량 불어났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총책임자인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도 인사 칼끝을 피했습니다. 대신 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 조작 논란과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앞서 엠넷 소속 안모 PD와 김모 CP는 업무방해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바 있습니다. 문책성 인사보다는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CJ그룹은 정기임원인사와 함께 지주사 조직개편을 단행해 기존 실을 폐지하고 팀제로 전
재계 관계자는 "이번 CJ그룹 정기 임원인사는 규모도 축소됐을뿐 아니라 눈에 띄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재현 회장이 문책성 인사보다는 내부 단속을 실시하겠다는 의중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