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던 2019년이 이제 만 하루도 남지 않았습니다. 무사히 올 한 해를 보낸 시민들은 더 나은 2020년을 소망하며 저마다의 모습으로 소박한 새해맞이를 준비했습니다.
오늘(3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의 한 사주카페에서 만난 직장인 44살 정모 씨는 "연말·연초에 철학관을 찾아 신년운을 묻곤 하는데, 연초에는 사람이 너무 몰려 연말에 왔다"며 "직장을 옮길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새해에 이동수가 들어왔다는 설명을 들으니 정말 이직을 해도 될 것 같다"고 웃었습니다.
이 카페에는 내년에 전학을 해야 할지, 부부의 궁합이 잘 맞을지, 사업이 번창할지 역술가에게 물으러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역술인 67살 서모 씨는 "메뚜기도 한철이듯 요새 사주카페를 찾는 손님들이 특히 많은 편"이라며 "10대들은 입시를 묻고, 20대는 취업과 연애, 30대는 혼인과 자녀 계획을 묻는 등 연령대별로 질문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습니다.
교회·성당에서 새해를 맞거나 특별한 계획 없이 집에서 새해를 맞이하겠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64살 김모 씨는 "낮에는 특별한 일 없이 평일처럼 지내다 밤에 교회로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러 갈 계획"이라며 "내년에도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좋은 일만 많도록 기도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인 30살 김모 씨는 "연말연초에 조용히 집에서 휴가계획이나 짤 것"이라며 "어차피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거나 새 차를 산다는 계획은 포기한 지 오래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내년에 유럽 여행은 꼭 떠나고 싶다"고 '큰 꿈'을 내비쳤습니다.
새해에 직장을 구하거나 자기계발에 정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올해 결혼한 홍모(34)씨는 "공교롭게 결혼을 하자마자 직장을 다시 구해야 하는 상황이 돼서 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지금은 연말 기분을 내기보다는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세무 공무원으로 일을 시작한 28살 김모 씨는 "벼랑 끝이라는 생각으로 공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내년에는 친구들과 여행도 하고 반려동물도 키우면서 숨 쉴 틈을 좀 찾으려고 한다"며 웃었습니다.
이어 "세무사 시험에 새롭게 도전해 커리어도 쌓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새 식구를 기다리는 가족에게는 새해가 더욱더 뜻깊습니다.
내달 첫 손녀가 태어날 예정이라는 60살 조모 씨는 "이제 할아버지가 되는 만큼 꼭 담배도 끊고 운동도 시작해서 건강 관리에 신경 쓸 것"이라며 동네 헬스장을 알아볼 계획이라
올해 워낙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낸 터라, 국내외 정세가 평안해지길 기원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65살 이모(여) 씨는 "새해에도 온 가족이 올해처럼 건강하면 좋겠다"며 "국가적으로는 (우리 정부가) 외교 수완을 발휘해 북한은 물론이고 일본과도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