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학에 붙은 `홍콩 지지` 대자보를 훼손한 한 중국인 학생이 선처를 위한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고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지난달 17일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이 부산대 교정 게시판에 붙였던 `홍콩 민중의 지팡이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훼손한 혐의로 중국인 유학생 22세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은 "중국인 유학생 A 씨를 처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지만 A 씨의 사과를 받고 선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유홍콩학생연대는 A 씨에게 종잇값 5만원을 받고 A 씨가 학내 커뮤니티 등에 사과문을 게재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약속한 기한이 되어도 A 씨의 사과문은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은 수차례 A 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8일 학내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중국인 유학생들을 믿지 말 걸 그랬다"며 "수차례의 문자메시지를 다 무시하고 유학생 A 씨는 중국으로 출국한 것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게시글에 실제 문자메시지를 보낸 내용을 첨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은 "정말 실망스럽고 배신감을 느낀다"며 "중국에서도 에브리타임(학내 커뮤니티)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보고 반성 좀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나만 용서하고 당신은 반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중국인이 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개인 표현물을 훼손하는 건가. 보기 싫으면 옆에 자기 생각의 대자보를 붙이면 되지 않나"(cim****), "징계 혹은 처벌받기 전에 학점 주면 안 된다"(돌****), "사과를 하겠다고 했는데 자기 나라로 도망가버린 건 양심이 없는 것 같다"(김****), "대학생이고 남의 나라에 유학까지 올 정도면 최소한의 인격이나 상식 정도는 지녀야 한다" (lhs****)는 등 대체로 A 씨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대자보를 훼손한 것은 잘못된 것이 맞지만 무조건적인 중국인 혐오로 흘러선 안 된다"(sun****)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부산대 외에도 고려대, 명지대, 서울대, 연세대 등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나 대자보가 잇따라 훼손돼 논란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