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없으면 골든타임도 제로…무늬만 '의무화'

【 앵커멘트 】
모든 주택은 화재경보기 설치가 의무라는 사실 모르시는 분들 많은 거 같습니다.
경보음으로 대피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데 말이죠.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주택에서 희뿌연 연기가 치솟고, 소방관들이 연신 물을 뿌립니다.

집안에서는 8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난 5년간 주택 화재로 숨진 사람은 940여 명, 화재경보기만 설치돼 있었어도 화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주택 안에서 불이 났을 때 이 화재경보기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실험해 보겠습니다."

시뻘건 불길 속 검은 연기가 경보기에 닿자, 10초 만에 경보음이 사방에 울려 퍼집니다.

- "삐삐! 화재 발생!"

경보음 소리는 90데시벨 이상, 지하철 소음보다도 커 잠이 들어도 화재를 빨리 인지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전재우 / 대전 서부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화재) 골든타임이라고 말하는 시간이 5분입니다. 경보음을 크게 울림으로 실내 거주하시는 분들이 빠르게 확인하고…."

화재경보기는 3년 전 모든 주택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됐습니다.

전국에 초중학생이 거주하는 일반 주택 가운데 화재경보기가 설치된 곳은 절반을 조금 넘습니다.

이걸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승평 / 대전 선화동
- "화재경보기 설치가 생소하기도 하고요. 달아도 그만, 안 달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있는 거 같습니다."

시중에서 1만 원 정도면 화재경보기를 살 수 있지만, 설치를 안 해도 처벌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처벌규정 신설을 포함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