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길 안산시의원(48·더불어민주당)이 안산시립국악단 여성 단원들에게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정 의원은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고, 5만원권을 주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16일 한 매체에 따르면 정 의원은 2018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안산시립국악단의 공연 뒤풀이 자리에 참석했다. 당시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이었던 그는 이 자리에서 처음 만난 젊은 여성 단원 A씨와 대화하던 중 A씨의 고향과 자신의 출신 지역이 가깝다며 자신을 '오빠'로 부르라 했다.
A씨는 "(정 의원이) '오빠가' '오빠가 그랬잖아' '오빠가 해줄게' 등의 말을 했다"며 "그분은 저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분이라서 난감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정 의원이 심지어 자신에게 5만원권 지폐를 건넸다고 했다. A 씨는 "정 의원이 지폐에 직접 서명을 한 뒤 '네가 진짜 힘들고 어려울 때 가지고 오면 100배로 불려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상당히 불쾌했다"면서도 "정 의원이 국악단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정 의원이 주차장에서 '오빠가 이렇게 어깨에 손을 올리면 기분 나빠?'라는 말도 했다"며 "소름 돋았다"고 밝혔다.
일부 여성 단원들은 정 의원이 국악단 회식 자리에 자주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식 전 국악단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여성 단원을 지목하면서 "그 옆자리에 앉을 테니 비워놓으라"는 지시까지 있었다고 폭로했다. 단원들은 회식 당일 정 의원이 지목한 여성 단원 주변에 둘러앉아 빈자리가 나지 않도록 했다.
이들은 정 의원이 국악단 연습실에도 자주 찾아왔다고 했다. 정 의원이 젊은 여성 단원에게 "커피 좀 타 와"라고 말하는 등 반말을 쓰며 명령했고, 연습 중인 여성 단원들의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고 단원들은 주장했다. 몇몇 여성 단원들에게는 "예쁘다"며 휴대전화 번호를 묻기도 했다고 밝혔다.
단원들은 노조를 만들어 대응하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노골적으로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고 입을 모았다. 공개된 녹취 파일에서 정 의원은 "지금처럼 섣불리 나오면 문화국장, 예술국장 우후죽순처럼 날아간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노조 결정을 주도한 남성 단원을 가리켜 "팔, 다리 잘라 버리겠다" 등의 폭언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정 의원은 "성희롱 발언이 없었다" "연습실에 자주 간 건 단원들이 연습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도 악장이 찍으라고 했다" "노조를 탄압하거나 와해시키려 한 적도 거
시립국악단 노조는 그간 당한 인권 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계획이다.
정 의원은 안산공과대학(현 신안산대학교) 전기과를 졸업하고, 열린우리당 안산시 단원을 청년위원장 등을 거쳐 2018년 안산시의원으로 당선됐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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