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사흘째로 접어든 '안나푸르나 눈사태 실종 사고', 사고 원인과 실종자 수색 소식 등 더 많은 이야기는 뉴스추적으로 이어갑니다.
사회부, 조경진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1 】
조 기자!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일단 당시 상황부터 정리를 좀 해보죠?
【 질문1 】
상황을 재구성해보면 이렇습니다. 도움을 드리고자 준비한 영상을 함께 보시죠.
여기가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인데요.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9명은 지난 16일 베이스캠프인 ABC 코스 데우랄리까지 올라갔다가 기상 악화 때문에 이곳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인 17일 오전 하산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현지시각으로 오전 10시 30분~11시 사이쯤 눈사태가 벌어져 4명이 실종되고, 5명은 몸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고 지점은 현재, 데우랄리와 히말라야롯지 사이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질문2 】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인데, 이 엄청난 눈폭탄이 전혀 예상할 수가 없었던 건가요?
【 답변2 】
전문가들은 '기상이변'이 빚어낸 사고라고 말합니다.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동안에 이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요, 네팔 현지에 있는 엄홍길 대장의 설명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엄홍길 / 대장
- "원래 이 겨울철이 건기인데. 비가 이틀씩이나 폭우가 낮은 지대에 비가 이틀씩이나 오는 것도 극히 드문 일입니다."
눈폭탄이 떨어진 데우랄리 지역이 해발 3230미터 거든요,
낮은 고도에서 떨어지던 빗방울이 고도 3천 미터 이상인 곳 그러니까 데우랄리 지역에서는 눈으로 바뀌어 눈폭탄이 형성된 겁니다.
【 질문3 】
이런 사고가 최근 잦았던 건가요?
【 답변3 】
수년 전부터 기상이변으로 겨울에 폭설이나 폭우가 내리는 일이 잦아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10월에는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에 눈사태로 39명이 숨지기도 했는데요.
눈사태에 취약할 수 있는 지형적 조건도 갖췄다고 합니다.
엄홍길 대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엄홍길 / 대장
- "거기가 협곡이고요. 산이 굉장히 가파르고 암벽면도 굉장히 가파르기 때문에 눈사태 위험 지역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이 지역이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도 분류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 질문4 】
그런데도 겨울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어요?
위험한 거 아닙니까?
【 답변4 】
사실 사고가 발생한 데우랄리 지역은 봄-가을에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낮은 고도에는 봄과 가을이 펼쳐져 있지만, 고도 3천 미터 이상부터는 언제 가더라도 겨울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먼지가 워낙에 많다 보니, 공기가 깨끗하고 설경이 더욱 멋진 겨울철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상당히 많다고 해요.
물론 날씨가 안 좋을 땐 입산 제한이 이뤄지지만 이번처럼 예보에 없던 폭설, 그로 인한 고립 등은 예상하기 힘든 부분이죠.
【 질문5 】
조 기자!
우리가 희망을 갖고 구조 작업에 전념하고 있는데, 상황이 쉬워 보이진 않아요?
【 답변5 】
앞서 리포트에서도 전해 드렸지만 현지에 강풍이 불고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 상황 때문에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사실 눈사태로 인한 실종 상황이다 보니 실종자들의 적지 않은 부상도 예상 되고요,
이 상태에서 저체온증까지 겪게 된다면 더 힘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게다가 실종된 4명의 교사가 전문 산악인이 아니기 때문에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걱정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6 】
하지만, 과거에도 실종 47일 만에 히말라야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사례도 있었잖아요?
【 답변6 】
지난 2017년 히말라야 산맥의 한 봉우리죠.
자네시히말 산을 오르던 대만인 대학생 2명이 갑작스러운 눈보라 때문에 길을 잃어 등반 도중에 실종이 됐거든요.
그런데 한 명이 무려 실종 47일 만에 구조가 됐습니다.
일본에서도 2017년 스키장에 눈사태가 나면서 9명이 매몰됐는데, 고등학생 1명이 눈더미 속에서 숨 쉴 공간을 만들었다가 구조가 된 사례가 있습니다.
【 질문7 】
그러니까 눈더미 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는 '에어포켓'을 만들었다는 거네요.
조 기자!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나 이번 사고와 같은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건데 미리 알아두면 좋은 주의사항 짚어보죠.
【 답변7 】
전문가들은 "무리를 하지 말라"고 가장 강조합니다.
멀리까지 가서 잡은 귀한 일정이라도 해도, 날씨가 조금이라도 안 좋다면 과감하게 산행을 접어야 한다는 겁니다.
해발 3천 미터 이상의 고도에서는 고산병이 시작되는 등 기본적으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예보에 없던 폭설과 고립 상황을 노련하게 대처하기란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 클로징 】
현장에서 수색이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만, 하루빨리 실종자들의 반가운 구조 소식 기대해 봅니다.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
영상편집 : 송현주
CG제작 : 최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