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9일)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오늘(20일) 각계 인사들의 본격적인 조문이 이뤄졌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날 오전 가족들이 먼저 자리했습니다.
오전 7시 50분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빈소에 도착했고, 8시 26분쯤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와서 상주 역할을 하며 함께 조문객을 맞았습니다.
신 명예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도 빈소를 지켰습니다.
오전 9시 37분쯤 재계 인사 중 처음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10여분 정도 빈소에 머물면서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
오후 2시쯤 빈소를 찾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고인의 생애와 한국 경제가 같은 궤적을 그렸던 시기가 있다. 빈손으로 일어나서 고도성장을 이루고 기적 같은 성취를 했다"며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주역 가운데 한 분이셨는데 떠나시게 돼 애도를 표하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현대사의 곡절 속에서 신화적인 성공을 이룬 기업인"이라고 고인을 기리면서 "(부산) 영도다리 복구 때 많은 부담을 드렸다. 마음의 빚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롯데는 2009년 1천100억원을 투입해 영도다리를 영도대교로 재개통하고 이를 부산시에 기부채납했는데 이런 조치가 신 명예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지난 1, 2년간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지났으니 롯데가 발전할 일만 남은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외에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오거돈 부산시장 등 정계 인사들도 잇따라 빈소를 찾았습니다.
박용만 회장은 "자수성가의 지난한 과정을 아는 창업 세대의 거의 마지막 분"이라고 고인을 추모하면서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롯데를 이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하임 호센 주한 이스라엘 대사,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 대사 등 주한 외교 사절들의 걸음도 이어졌습니다.
오후 3시부터는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불교 형식으로 입관식이 진행됐습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빈소 내실에는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보낸 조화가 놓였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도 자리했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조화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근조기를 보내 고인을 애도했습니다.
당초 롯데그룹 측은 "평소 거화취실(去華就實.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을 실천한 고인의 뜻에 따라
다만 빈소 입구에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는 안내 푯말을 배치했습니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고 발인은 22일 오전입니다. 유언장은 별도로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 명예회장은 고향인 울산 울주군 선영에 안치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