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여순사건 무죄…재판장, 울먹이며 주문 읽어

【 앵커멘트 】
1948년 발생한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재판장은 울먹이며 국가를 대신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미군정 당시 전남 순천과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가 반란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재판부는 당시 반란군을 도왔다며 사형을 당한 장환봉 씨에 대해 "범죄 사실의 증명이 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 "이번 판결의 집행이 위법한 공권력에 의한 것이었다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정아 재판장은 선고 막바지에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박성경 / 광주지법 순천지원 공보판사
- "피고인에 대한 적용된 당시 근거 법령은 위헌·무효이고 형법상 내란 부분은 범죄 사실이 증명되지 않아…."

장 씨와 함께 재심에 들어간 2명은 재심 청구인이 이미 사망해 선고 없이 종결 처리됐습니다.

▶ 인터뷰 : 진점순 / 여순사건 희생자 고 장환봉 씨 부인
- "오늘 한을 풀었다고 (한 마디 해보세요.)"
"못 풀어 풀기는 뭘 풀어. 아이고…."

▶ 인터뷰 : 장경자 / 여순사건 희생자 고 장환봉 씨 딸
- "만시지탄이고 아버지의 그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재판부는 희생자들이 재심 같은 고단한 절차를 밟지 않도록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72년 만에 무죄가 선고된 만큼 유족들은 다른 희생자들의 억울한 누명도 풀어주고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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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