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파력이 어느 정도일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22일)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전파력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병의 전파력은 한사람이 얼마나 많은 감염자를 만들어내는지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를 봐야 한다"며 "메르스는 재생산지수가 0.4∼0.9명, 사스는 4명으로 알려졌는데 우한 폐렴의 전파력은 두 질환 사이 어디쯤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한 폐렴의 재생산지수는 이번 주가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환자 추이를 보면 메르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이번 주를 지나 환자가 대거 발생한다면 사스 수준의 전파력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과 환자 발생 양상을 고려할 때 우한 폐렴의 전염 방식이 공기 전파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대부분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기 전파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인공호흡이나 기도삽관 등을 할 때 환자의 분비물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 형태로 퍼지는 특수한 사례에 한정됩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 국민이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공기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보인다"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감염 예방 가이드라인에서도 기본적으로는 비말 전파를 주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기 전파 여부 자체를 단정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전파가 가능한지를 고려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말이 잘게 쪼개져 에어로졸 전파가 가능한 의료기관 등에서는 일반적인 전파 방식을 넘어설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해외 감염자가 국내로 유입되는 주요 통로인 비행기 내에서는 감염병 전파력이 일반적인 상황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확진환자 접촉자를 선정하면서 같은 비행기를 탄 승객은 확진환자의 앞, 뒤 3열을 포함한 총 7열에 탑승한 경우로 한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박혜경 질본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비행기에서는 공기를 아래로 내리는 여압 공기순환이 이뤄진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전파력이 강한 홍역, 결핵도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 우한 폐렴의 정확한 전파력은 알 수 없다고 공통으로 지적했습니다.
엄 교수는 "중국에서 나오는 정보가 제한적이고, 아직은 감염병 발생 초기 단계로 정확한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중국에서 발생하는 환자 추이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