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0년 1월 25일 (토요일)
□ 진 행 : 은영미 경제부장
□ 출연자 : 임형준 유엔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타이틀: 세계의 꿈, 기아 없는 세상
◆ 은영미: 먹을 게 풍요로워진 요즘, 하지만 지구 한쪽에서는 여전히 9명 중 1명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임형준 UN 세계 식량 계획 한국 사무소장 모시고 한 시대 세계 기아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임형준: 안녕하십니까.
주제1. 세계를 향한 외침, ‘제로헝거’
◆ 은영미: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누기에 앞서서 UN 세계 식량 계획. 영문으로 WFP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UN기관이다 보니까 우리 국민들이 좀 모를 수가 있어요. 어떤 기관인지 설명을 해주시죠.
◆ 임형준: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적으로 8억 2,100만 명이 배고픔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 WFP는 이 배고픈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기관입니다. 자연 재해나 전쟁이나 이런 상황에서, 긴급 상황에서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결국 사람들이 자립을 해서 기아로부터 독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개발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서울 사무소는 이제 전 세계 85개국에서 저희 WFP 사무소들이 현장에서 활동을 하는데 거기 필요한 재원을 도와주고 또 한국의 경험과 이런 것들을 공유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은영미: 굉장히 좋은 기관인데 소장님께서는 어떻게 해서 이제 UN 식량 계획에 들어가게 되셨는지.
◆ 임형준: 20대 초반에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이 두 가지 화두로 제가 방황을 좀 하다가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배낭을 메고 한 3년간 동안 80개국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이제 인간의 고통, 처절한 가난, 배고픔. 뭐 이런 것들을 직접 경험하고 목도하게 되고요. 제가 비록 미약한 한 개인이지만 이런 세계적인 문제에 어떻게 하면 기여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기아 해결에 제 인생을 바치게 됐다는 결심을 했고 그리고 이제 UN 본부, 뉴욕에 있는 UN 본부 알바니아에 있는 UNDP 이런 데에서 인턴 경험을 한 다음에 외교부에서 하는 JPO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 시험을 합격하고 2002년부터 WFP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 은영미: 현장 그리고 본부 그다음에 한국사무소까지 두루 이쪽에 아주 많은 경험을 갖고 계신데 그중에서도 이제 3년 반 동안 80개국을 도셨다고 하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를 해주시죠.
◆ 임형준: 제가 이제 그 당시에는 인터넷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한 3년 정도 된 론리플래닛이라는 가이드북을 들고 다녔는데 그 책에서 좋다고 해서 갔더니 전쟁터였습니다. 그래서 제 앞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그다음에 굉장히 힘든 그런 장면들을 많이 목격했고요. 심지어는 제가 그이후로 탈출을 못해서 매일같이 전투가 벌어져서 탈출을 못해서 한 일주일 이상 고립돼서 갇혀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 다양한 경험들이 있습니다.
◆ 은영미: 주로 이제 기아라든지 이렇게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곳들이 대부분 전쟁이 일어난 곳들이 많죠. 어떻게 분포가 돼 있습니까?
◆ 임형준: 지금 이제 기아의 가장 큰 두 가지 원인을 기후변화 그리고 이제 분쟁으로 치거든요. 그래서 분쟁이, 전쟁이 일어나면 당연히 사람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못하니까 고통을 받게 되고요. 또 기후변화는 비가 1년에 5개월씩 오다가 1년에 1, 2개월밖에 안 오면 물이 없어서 농사도 못 짓고 사람들이 굉장히 고통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다양한 자연재해, 전쟁 이런 것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주제2.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대한민국
◆ 은영미: 우리나라도 역시 한국전쟁을 겪었잖아요. 그 전쟁을 겪고 나서 보릿고개 시절이 있었는데 그당시 우리나라도 WFP의 지원을 받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지원을 받다가 우리나라는 이제 성장해서 이제는 지원을 주는 나라가 됐단 말이에요. 그때 그 이야기를 좀 해주시죠.
◆ 임형준: 실제로는 이제 63년도에 한국에 큰 수해가 났습니다. 그때 대한민국 정부가 WFP에 긴급구호요청을 했어요. 그래서 64년도부터 WFP가 한국에 들어와서 20년 동안 한국을 도왔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현재 개도국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활동. 긴급구호라든지 영양지원사업이라든지 교육사업이라든지 이런 다양한 사업들을 한국에서 그대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72년도부터는 한국에서 새마을운동 할 때 같이 협력을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기아 선상에 있던 우리 국민들이 가장 힘들 때 WFP가 들어와서 20년 만에 한국은 WFP의 원조로부터 졸업을 했고요.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아주 중요한 공여국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저희가 저희의 사명인 제로헝거를 성취한 나라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은영미: 이렇게 이제 식량을 지원받는 나라에서 식량을 지원하는 나라로 이렇게 탈바꿈한 사례가 우리나라가 유일한가요?
◆ 임형준: 그러니까 이제 옛날에 독일이나 일본같이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잠시 원조를 받았던 나라는 있지만 처음부터 최빈국이었다가 이렇게 이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사례는 상당히 드문 사례입니다.
◆ 은영미: 우리나라도 이제 받은 만큼 이제 도와야 할 텐데 실제로 이제 WFP에 우리나라가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 임형준: 일단 정부 공여가 굉장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보면 제가 처음에 또 한국을 맡았을 때는 WFP 전체 공여국 랭킹에서 한 50위권 밖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10위권, 15위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위상이 굉장히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 은영미: 지원 금액도 많이 늘었나요? 어떻게 됐나요?
◆ 임형준: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뭐 외교부에서는 이제 긴급구호를 하고 통일부에서는 대북지원을 하고 농림부에서는 또 쌀을 5만 톤씩 예멘,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이 나라의 난민들에게 2018년도부터 매년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KOICA에서도 다양한 장기개발사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 은영미: WFP하고 우리나라의 정부가 이제 WFP에 지원하는 쪽으로 이제 그런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정부 말고 이제 지자체라든가 기업과의 협력도 이뤄지고 있나요?
◆ 임형준: 네, 작년에 이제 서울시에서 대북협력지원으로 지원을 처음 시작했고요. 그다음에 이랜드하고 BBQ 같은 기업. 그리고 이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런 데에서도 저희 WFP에 도움의 손길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 은영미: 기업들이 많은 곳에서 이제 도움이 이뤄졌는데 이밖에도 국내 한 대기업과 진행한 것이 굉장히 좀 화제가 됐다고 해요. 제로 웨이스트, 제로헝거 캠페인이라고 하는데 이게 어떤 캠페인이고 또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좀 이야기해 주시죠.
◆ 임형준: 지금 한쪽에서는 8억 2천만 명이 굶고 있는데 또 저희 전 세계 식량의 3분의 1은 버려지고 있습니다. 잘 사는 나라에서는 식탁 위에서 버려지고요. 개도국에서는 생산저장수송 과정에서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쓰레기로 버려지는 돈이 750조가 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제로헝거 메뉴라는 것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남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개인은 먹을 만큼만 먹고 식당은 음식쓰레기를 버리는 대신에 그걸 줄여서 배고픈 사람을 돕고. 그다음에 음식쓰레기가 또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온실가스가 8%가 음식쓰레기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환경까지 보호하자는 일석사조 캠페인입니다. 그래서 CJ프레시웨이하고 이제 작년에 시범사업을 한 달 동안 했었어요. 한 달 동안 했는데 굉장히 성공적이었습니다.
◆ 은영미: 얼마나 그걸 해서 번 돈이 얼마나 되나요?
◆ 임형준: 음식쓰레기가 일단 30%가 줄었고요. 그리고 이제 한 끼당 1천 원씩 해서 이제 1,600끼를 4주 동안 준비했었는데 그게 다 매진이 되고요. 그 양이면 3천 명을 도와줄 수 있는 양입니다. 그래서 그 음식쓰레기로 갈 돈이 3천 명을 도와주는 아주 귀중한 지원으로 바뀐 거죠.
◆ 은영미: 환경도 보호하면서 또 기아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이나 이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 임형준: 그러니까 개인은 다이어트 하고요. 그다음에 식당은 음식쓰레기 줄이고요. 배고픈 사람 돕고. 그 다음에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는 일석사조의 프로젝트입니다.
◆ 은영미: 그러네요. 일석사조, 일석사조의 캠페인인데 올해도 또 새로운 캠페인들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 임형준: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작년의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CJ와 더욱 협력을 확대해 나갈 거고요. 또 다양한 외식업들이 있습니다. 뭐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들도 있고 외식업체나 급식업체도 있고 또 온라인 배달업체도 있고. 그래서 그런 업체들과 이제 윈윈할 수 있고 또 국민들과 많은 기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캠페인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 은영미: 아직 뭐 구체화된 것은 있는 것은 아니죠?
◆ 임형준: 일단 지금 여러 군데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점점 확대를 해 나갈 생각입니다.
주제3. 제로 헝거를 위한 아름다운 동행
◆ 은영미: 하지만 이제 아무래도 하다 보면 예산도 한계가 있고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어려움이 가장 큰가요?
◆ 임형준: 일단 저희 전 세계 8억 2천만 명이 기아 인구인데요. 저희 WFP가 1년에 돕는 사람이 8천만에서 9천만 명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배고픈 사람의 10%밖에 못 돕는다는 거죠. 그래서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이제 정부하고 기업들하고 다 하고 있지만 이제 개인 기부도 조만간 시작을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런 준비를 지금 차근차근 하고 있고요.
◆ 은영미: 도움이 필요한 남은 90%를 이제 돕기 위해서 우리가 또 힘을 써야 할 텐데 그런데 이제 생각만큼 큰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서요? 작은 비스킷 하나만 있어도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이렇게 하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 임형준: 제가 몇 가지 샘플을 가지고 왔는데요. 재난 현장에서 긴급 구호 때 이 비스킷이 영양강화 비스킷입니다. 이 비스킷 하나가 한 끼입니다. 그래서 이제 한 끼인데 450Kcal이고 필요한 필수영양소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거를 하루를 주는데 한 300원 정도 되는 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급성영양실조, 아이들이 뼈처럼 앙상해서 못 먹어서 그럴 때 이게 플럼피넛이라는 제품인데요. 이거를 2주를 먹이면 급성영양실조에서 회복이 되는 그런 겁니다. 그리고 또 물이 좋지 않은 그런 지역에서는 이제 수분이 충분히 함유가 된 와와 멈이라는 식품이 있는데 이런 것들도 이제 개도국에서 많이 쓰이고요. 그리고 이게 이제 저희가 주는 비스킷의 실제 샘플입니다. 이거는 이제 북한에도 주는 영양강화 까까, 비스킷인데요. 이렇게 WFP라고 이렇게 새겨져 있고 이 비스킷이 굉장히 맛도 좋고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거는 이제 사람들의 영양 상태를 팔뚝을 해서 재는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초록색이면 정상이고요. 노란색이면 이제 좀 상태가 안 좋은 거고 빨간색이면 아주 영양실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은영미: 3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하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니 상당히 우리가 작은 돈으로도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방송을 보시는 시청자분들도 자신의 도움을 주고 싶다 이런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WFP의 활동에 동참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 임형준: 저희 SHARED THE MEAL이라는 앱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앱을 다운받아서 보면 이제 이렇게 여러 가지 옵션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동의 사힐 지역에도 도울 수 있고. 그래서 여기를 클릭하면 한 끼를 하루를 줄 수도 있고요. 하루 그다음에 일주일, 1개월. 이런 식으로 한 번 클릭을 두 번만 하면 기부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요. 또 조만간에 개인 기부를 해서 방송에서도 그런 활동들을 좀 더 강화할 생각입니다.
◆ 은영미: 세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인데 우리나라에도 좀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굳이 세계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하느냐.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임형준: 우리나라가 이제 1950년, 1960년 이럴 때 많은 도움을 받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때 도왔던 나라들도 아마 자기 나라에 가난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나라를 도왔고 그 덕분에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거거든요. 그래서 발바닥에 가시가 박히면 발바닥에 박히지만 온 몸이 아픕니다. 그래서 지구상의 한 귀퉁이에서 고통이 있으면 전 지구가 아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기가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 나라에서 전염병이 창궐해서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도 있고요. 그다음에 배가 고픈 중동의 젊은이들이 이제 테러리스트 단체, 이런 데 가입을 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걸 잘 아시면 좋을 것 같고 정말 한국을 돕고 싶으면 한국을 도우시면 되고 또 해외를 돕고 싶으시면 해외 도우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은영미: 한 사람의 작은 정성이 하나의 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요.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임형준: 감사합니다.
◆ 은영미: 오늘날 우리나라가 끼니 걱정 없이 살 수 있기까지 세계의 많은 나라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세계에 베풀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요? 지구의 모든 이가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토요포커스를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