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 이상문학상 저작권 논란에 사과…"계약조건 전면 시정"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저작권을 둘러싼 이상문학상 파문과 관련해 문학사상사가 4일 '저작권 3년 양도' 조항을 전면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2020년 수상자는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학사상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임지현 대표이사 명의 공식입장문을 통해 "제44회 이상문학상 진행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와 그와 관련해 벌어진 모든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김금희 작가, 최은영 작가, 이기호 작가, 윤이형 작가를 비롯해 이번 사태로 상처 입으신 모든 문인 분들께 먼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께 큰 실망을 드린 점 역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은 지난 6일 제44회 수상자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우수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가 수상을 거부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들은 저작권을 일정 기간 양도하라는 출판사 요구를 비판하며 상을 거부한 바 있다.
이어 이상문학상의 불공정함과 관련해 지난해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 윤이형이 절필을 선언하고 동료 작가 수십명이 문학사상사가 정식 사과와 해결방안을 요청하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일부 독자는 불매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문학사상은 문제로 지적된 이상문학상 수상 합의 사항은 전면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학사상사는 "문제로 지적된 이상문학상 수상자와의 계약 합의 사항에 대해 전면 시정하겠다"며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에 대한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하겠다.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후부터는 해제하겠다. 이는 최소한의 문학상 운영을 감안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문학상 수상작의 저작권과 관련한 상세 조항을 시대의 흐름, 작가의 뜻을 존중해 최대한 수정·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학사상은 "이는 지금까지의 이상문학상 수상자 모두에게 적용된다"며 "규정을 지켜주신 수상자분들께는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논란 초기 '직원 실수'라고 해명한 것과 관련해선 "기준 없이 행해져 오던 일들을 직원의 책임으로 전가한 것에 대한 깊은 부끄러움을 느낀다"라며 "해당 사태는 본사의 폐습과 운영진의 미흡함으로 인해 발생했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문학사상은 "본사의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임을 이번 사태를 통해 통감했다"며 "근 50년의 역사 안에서 새로움보다 익숙함과 가까이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 폐습을 끊어내고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예민함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출판사는 올해 이상문학상은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다.
문학사상은 "좀 더 시대 정서에 걸맞고 수상 작가들의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규정과 운영방식 등을 수정해 보다 새로운 이상문학상으로 거듭나려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작가, 독자와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체계성과 공정성에 더욱 힘을 가하고자 한다"며 "이상문학상의 권위를 되찾고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향한 시선을 되돌리기 위해 그 어떤 수고도 감당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