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으로 가는 크루즈선들이 부산으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5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과 4일 예정에 없던 크루즈선 2척이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부두에 들어왔다. 6일에도 1척이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 크루즈선들은 중국을 모항으로 일본 등지를 운항하다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입항이 금지되자 대체 항로에 투입되기 전 필요한 물자를 공급받기 위해 부산항으로 들어고있다.
모항을 중국에서 대만이나 일본으로 일시 변경한 뒤 부산에 기항하는 크루즈선들도 잇따르고 있다. 12일과 27일에는 모항을 중국 상하이에서 대만으로 변경한 크루즈선 1척씩이 부산에 들어온다. 3월 23일과 27일에도 역시 중국에서 일본과 대만으로 모항을 바꾼 1척씩이 부산에 온다. 이 배들은 올해 부산에 기항할 계획이 없었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 때문에 항로를 바꾸면서 부산을 기항지에 포함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4월 이후에도 중국 대신 부산으로 뱃머리를 돌리는 크루즈선이 더 늘어날 것으로 부산항만공사는 예상했다.
승객들을 태우고 부산에 오는 크루즈선은 이달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입항하기 시작한다. 2월에 4척, 3월에 8척, 4월에 22척 등이 들어올 예정이다. 크루즈선 1척에는 적게는 1000여 명, 많게는 4000여 명까지 승객과 승무원이 타고 온다. 평소 같으면 쇼핑과 관광 등을 하며 지역 경제에 도움이 돼 환영할 일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승객이 하선해 시내 관광지와 쇼핑센터 등을 돌아다닐 경우 전염이 될 수도 있어 항만공사와 방역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항만공사는 검역본부, 세관, 출입국사무소 등과 공조해 크루즈선 입항 전부터 관리를 철저히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입항 전에 미리 승객들의 건강 상태 증명서, 크루즈선 의사 소견서, 중국 경유 여부, 이전 기항지 검역 정보를 확인하고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을 보이는 승객이 있는지 파악해 문제가 있을 경우 선박 입항 자체를 허가하
입항 뒤에는 선상에서 유증상자와 중국 경유자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하고, 의심 환자는 하선을 불허하고 선박에 격리하기로 했다. 배에서 내린 승객들이 입국심사를 받는 터미널에도 발열 감시기를 설치해 유증상자를 가려내는 등 3단계 방역망을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 = 박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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