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는 삶은 계란이랑 고구마, 과일이랑 약밥이랑 우리 언니 좋아하는 젓갈도 싸 왔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오면서 나흘째 격리 생활을 이어가는 광주21세기병원에 오늘(7일) 오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도시락이 도착했습니다.
행여나 삶은 계란이 식을까 이중으로 싸맨 일회용 행주에는 가족의 건강만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었습니다.
이날 도시락을 싸 들고 온 A 씨는 '오전 9시 30분까지 가지러 나가겠다'는 병원 직원 연락을 받고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1분이라도 늦을까 급하게 달려왔다며 '깜짝쇼'라서 언니에게는 전화도 안 했다고 A 씨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도시락은 현재 병원의 유일한 통로를 지키는 경찰관에게 맡겨졌습니다.
비슷한 시각 갓 내린 따끈한 커피, 방금 싼 김밥 등 갖은 먹거리가 이곳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병원 직원이 나와 가족들이 두고 간 도시락 등을 챙겨 건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경찰과 병원 직원은 악수 없이 친근한 인사만 주고받았습니다.
16번 확진자에 이어 그의 딸인 18번 확진자까지 잇따라 나온 광주21세기병원에는 이날 현재 환자 21명과 보호자 5명이 격리 생활을 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환자 일부는 전날 생필품은커녕 마실 물까지 떨어지고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힘든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며 창문 밖으로 편지를 내보이며 도움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음식, 생필품이 전달되고 방역복을 착용한 청소업체 직원을 투입하면서 격리 생활은 차츰 안정을 찾아간다고 전해졌습니다.
광주21세기병원에서 저위험군으로 분류돼 광주소방학교 격리시설로 이동한 환자와 보호자 등 34명도 이날 또 한 번 격리의 날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도심에 자리한 병원과 달리 외부인 왕래가 자유롭지 않은 소방학교는
보건 당국은 전날 소방학교 격리자 가운데 7명에게서 고열 증상이 나타나 두 번째 검사를 시행했는데 1차에 이어 바이러스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애초 환자인 이들은 병원이 아닌 격리 시설로 옮겨지면서 일시적으로 염증 등 질환 탓에 발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