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공갈미수 혐의' 김웅, 첫 재판서 "협박 의도 없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에게 과거 차량 접촉사고 등을 기사화하겠다며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리랜서 기자 50살 김웅 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오늘(14일)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첫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손 대표에게 '2017년 차 사고를 기사화하겠다', '폭행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채용과 금품을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김 씨 측은 "공소사실에 적힌 문자·카카오톡 ·텔레그램 메시지와 이메일을 보낸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이는 피해자를 공갈하거나 협박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메시지 등을 일부만 발췌해 의도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접촉사고 동승자 문제를 기사화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피해자를 만나 기사화를 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며 "폭행 사건 이후에도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을 뿐, 접촉사고를 언급하거나 금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JTBC 채용을 요구했다는 부분 역시 당시 손 대표는 보도 담당 사장의 위치에 있었고,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도 채용 권한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공갈의 상대방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채용 요구에 대한 공갈미수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김 씨는 지난해 "손 대표가 연루된 교통사고 제보를 취재하던 중 손 대표가 기사화를 막고 나를 회유하려고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 제안을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손 대표를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에 손 대표 측은 "김 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했다"고 반박하며 김 씨를 공갈미수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습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손 대표를 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달 약식기소하고 김 씨는 정식 재판에 넘겼습니다. 손 대표에 대해 청구한 벌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손 대표를 다음 기일에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김 씨의 다음 공판기일은 3월 25일 열릴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