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지 지도부가 교인들에게 신천지를 비방하는 글에는 `싫어요`를 누르고 옹호하는 글에는 `좋아요`를 누르라는 공지를 전달했다. [사진 출처 = `윤재덕 유튜브` 채널 캡처] |
신천지 지도부는 지난 19일 "초 비상시국 전쟁 중"이라는 제목으로 "신천지를 비방하는 글에는 '싫어요'를 남기고, 옹호하는 글에는 '좋아요'를 남기자"는 내용의 공지를 교인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도부는 또 "신천지에 관해 부정적 인식이 없는 경우에는 그 날 예배를 안 간 척하거나 다른 곳에서 드렸다고 해라. 신천지 교인인 걸 모르는 경우에는 신천지와 확실하게 관계가 없음을 전해라"는 구체적 대처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신천지 측의 긴밀한 협조와 방역 대응이 필요했는데, 오히려 신천지 지도부의 무책임한 대응과 무비판적으로 이를 따르는 교인들 행위에 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31번 확진자 이후 신천지 교인들의 잘못된 반응에 관해 박성준 씨(가명·27)는 "신천지 교인과 함께 생활해보니까 신천지 종교 자체의 문제도 있긴 하겠지만 일단 교인들은 정말 그 종교를 믿고 따르는 것 같다"며 "옆에서 지켜보면 정말 그 종교가 좋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교인과 6개월간 함께 직장을 다닌 적이 있다는 그는 "처음엔 신천지인지 몰라 혼자 열심히 뭔가를 외우는 게 그냥 혼잣말을 많이 하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며 "신천지 교인임을 알고 나서는 매일 회사에서 졸거나 일상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종교에 잘못 빠지면 저럴 수 있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신천지에 부정적 입장이었다는 직장인 김동현(가명·29) 씨도 "신천지라고 하면 자신들의 종교밖에 모른다는 이미지가 강하고 자신들의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종교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이런 반응이 나온 것 같다"며 "혼자서 누군가를 기다릴 때 다른 일로 말을 걸어와 알고 보면 신천지 포교 활동인 경우도 꽤 겪어 봐서 거부감이 있다"고 했다.
지난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신천지를 비방하는 해시태그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신천지 교인들 때문에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신천지 종교 전문가인 윤재덕 종말론사무소장은 21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 문제는 지도부와 일반 교인들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신천지 지도부는 교인들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거나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많은 미션과 공지사항을 하달해왔다"고 밝혔다.
윤 소장은 "신천지 탈퇴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을 만나 본 결과 신천지 교인들은 아침에 눈을 뜨고 잠을 자는 순간까지 핸드폰을 놓지 못한다는 제보를 들었다"며 "끊임없이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를 통해서 공지하니까 신천지 교인들은 그것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천지 교인들도 우리와 같은 이웃이라는 마음에서 신천지 교인들을 돕는 활동에 앞장서 왔다는 윤 소장은 "신천지 교인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멍할 때가 많고 계속해서 '중얼중얼'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주기적으로 시험을 치기 때문"이라며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직접 문제를 내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시험을 만점 맞는 것이 교인의 의무라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소장은 "신천지 교인들은 지도부들이 하는 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밖에 없도록 교육받았다"며 "최근에는 신천지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고, 교인들은 그저 행복하길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일 뿐인데 그런 마음을 이용하는 지도부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매경닷컴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 입장을 듣고자 홍보팀에 계속해서 연
한편 신천지는 이만희 총회장을 필두로 육체의 영생을 믿는 종교집단이다. 이 회장은 "성경 대부분이 비유와 상징으로 돼 있는데 내가 직통계시자고 보혜사"라며 "나를 믿어야 구원받고 믿지 않으면 심판받는다"고 주장한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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