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신천지 측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신천지 관련 왜곡보도가 많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국내 확진자 중 신천지 관련자가 절반을 넘어선 만큼, 제기된 의혹과 우려들은 쉽게 사라지진 않는 모양새입니다.
저희가 관련 보도를 하는 건 특정 종교 활동을 지적하기 위함이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함이라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유호정 기자와 뉴스추적 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신천지 측의 입장 발표가 갑자기 이뤄졌다고요?
【 기자 】
네, 신천지 측은 당초 내일(24일) 기자회견을 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후 4시쯤, 한 시간 뒤에 온라인으로 입장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신천지 측은 "시설 폐쇄 염려 때문에 장소 섭외가 어려웠는데, 최대한 빨리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온라인 입장문으로 갈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질문2 】
입장을 밝히기 전에 신천지 측이 자발적으로 공유한 정보도 있다고요?
【 기자 】
신천지 교회는 비밀스럽게 운영된다는 의혹과 함께 제대로 된 방역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랐는데요.
신천지 측은 어제(22일) 공식 홈페이지에 신천지 전국 종교시설 1,100곳의 주소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장소의 방역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이 242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서울로 170곳이 있습니다.
【 질문3 】
이 자료는 정확한가요?
【 기자 】
일각에서는 신천지 측이 제공한 자료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천지 전문 상담 계정으로 알려진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신천지가 국내 1,329곳, 해외 200여 곳 등 1,500개 이상의 시설을 전 세계에서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는데요.
신천지가 공개하지 않은 시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오늘 SNS에 신천지 측의 자발적 주소 공개에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경기도에서 확보한 자료와 일부 차이가 있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4 】
공개한 주소들은 국내 주소였던 거죠? 그런데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에도 신천지 교회가 있었다는 건 사실인가요?
【 기자 】
논란이 된 건 신천지 측이 공식 홈페이지에 직접 실은 연혁입니다.
2019년에 '중국 우한교회 설립'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만약 신천지 측이 작년 우한에 교회를 세웠고 교류가 있었다면, 여기서 감염원이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그런데 신천지 측은 해당 보도가 잇따르자, 이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모두 삭제했습니다.
직접 문의를 해봤는데, 신천지 측 답은 이렇습니다.
"중국은 종교탄압이 있기 때문에 우한교회라는 명칭은 있으나 실제 모임장소나 교회 건물은 없다,
"2018년부터 모든 모임을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지난 1월 우한이 봉쇄된 이후 한국 방문자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한국과 중국 교인들의 교류 등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질문5 】
전국 주소를 공개했는데, 교인 명단도 공개했나요?
【 기자 】
우선, 질병관리본부가 신천지로부터 전달받은 명단은 총 9,300여 명입니다.
전국 교인 명단이 아닌, 대구 신천지 교회에 등록한 신도들의 명단인 건데요.
문제는 다른 지역의 신도들도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들은 신천지 측에 대구·경북지역 예배에 참석한 신도 명단을 요청했지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 역시 "주소 공개도 중요하지만 신도 명단 확보가 시급하다"며 신도 명단 제출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 질문6 】
신천지 측은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고 했지만, 정작 신도들은 신천지 교인임을 숨기기도 한다고요?
【 기자 】
그동안 방역당국이 확진자들의 동선과 정보를 공개해 온 이유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해 국민 스스로가 최소한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면, 만약 제가 신천지 신도와 밀접하게 접촉했다면 당분간 격리를 하거나, 제 스스로의 상태를 지켜볼 수 있겠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천지 신도들이 가족들에게조차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는데요.
실제로 신천지 교인 확진자 중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야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밝힌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 앵커멘트 】
감염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 방역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유호정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