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신천지 측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얘기인데요.
하지만, 국내 확진자 중 신천지 관련자가 절반을 넘어선 만큼 제기된 의혹을 자세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정 종교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실 확인'이란 점 분명히 밝히면서 엄해림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신천지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게,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신천지와 관련됐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 기자 】
네, 어제까지 전체 확진자가 602명이었는데요.
신천지 대구 교회와 관련이 있는 확진자는 모두 329명, 54.7%에 달합니다.
31번 환자가 다닌 신천지 대구 교회에는 9천 명이 넘는 교인 중 1,300명이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어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더 큰 문제는 교인 가운데 670명이 연락이 닿지 않아 대구지방경찰청이 형사까지 투입했습니다.
또 대구교회에 다녀온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이 이전에 울산이나 광주 등 다른 지역에서 예배를 보면서 집단 감염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질문2 】
신천지 측이 어제 오후 온라인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는데, 원래 오늘 기자회견을 하기로 하지 않았나요?
【 기자 】
맞습니다. 신천지 측은 애초 오늘(24일) 기자회견을 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 5시쯤, 온라인으로 입장을 냈는데요.
신천지 측은 "시설 폐쇄 염려 때문에 장소 섭외가 어려웠는데, 최대한 빨리 입장을 발표하기 위해 온라인 입장문으로 갈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시작돼 국내로 들어왔다며, 신천지는 코로나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연락 두절 상태였던 교인 670여 명 중 417명에게 연락을 했다며, 나머지 250여 명에게도 연락을 취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가의 방역에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 질문3 】
온라인 입장문을 내기 전에 신천지 측이 자발적으로 공유한 정보가 있다고 하던데 이게 사실인가요?
【 기자 】
네, 신천지 측은 그제(22일) 공식 홈페이지에 신천지 전국 종교시설 1,100곳의 주소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장소의 방역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이 242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서울로 170곳이 있습니다.
【 질문4 】
신천지가 공개한 주소 목록이 정확하지 않다는 의혹도 불거졌어요.
【 기자 】
신천지가 제공한 자료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인데요.
신천지가 공개하지 않은 시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입니다.
특히 신도들끼리 모여 산다는 공동 거주지가 있는데, 이게 빠졌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어제 SNS에 신천지 측의 자발적 주소 공개에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경기도에서 확보한 자료와 일부 차이가 있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5 】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게 교인 명단인 것 같은데, 이 부분도 공개했나요?
【 기자 】
우선, 질병관리본부가 신천지로부터 전달받은 명단은 총 9,300여 명입니다.
전국 교인 명단이 아닌, 대구 신천지 교회에 등록한 신도들의 명단인 건데요.
문제는 다른 지역의 신도들도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는 신천지 측에 대구·경북지역 예배에 참석한 신도 명단을 요청했지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 역시 "주소 공개도 중요하지만, 신도 명단 확보가 시급하다"며 신도 명단 제출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 질문6 】
신천지 측은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고 했지만, 정작 신도들은 신천지 교인인 걸 숨긴다는 얘기가 있어요.
【 기자 】
그동안 방역 당국이 확진자들의 동선과 정보를 공개해 온 이유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해 국민 스스로가 최소한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면, 만약 제가 신천지 신도와 밀접하게 접촉했다면 당분간 격리를 하거나, 제 스스로의 상태를 지켜볼 수 있겠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천지 신도들이 가족들에게조차 자신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잘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는데요.
실제로 신천지 교인 확진자 중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야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밝힌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 앵커멘트 】
감염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방역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엄해림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