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니 잇몸으로라도 수업을 해야죠"
고3, 중3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광주 서구 상일여고에서는 학생들이 없는 텅 빈 교실에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습니다.
종소리에 맞춰 제 자리를 찾아가는 학생들의 부산스러운 모습도, 출석부와 학습교재를 들고 교실로 들어서는 선생님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상일여고는 미리 찍어서 올려놓은 영상을 학생들이 각자 재생하는 '콘텐츠 활용형' 방식의 수업을 택했습니다.
출석 체크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학생들이 스스로 체크하는 방식으로 대신했습니다.
이 학교 고3 학생 227명 중 117명이 제시간에 맞춰 출석 확인란에 체크했지만, 50명은 결국 시간을 맞추지 못해 개학 첫날 '지각생'이 되기도 했습니다.
학교는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도 고려했지만, 시스템 부하 우려나 화상 카메라 등 학생들의 장비 보유 문제가 있어 콘텐츠 활용형 방식으로 결정했습니다.
길어진 방학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책상에 앉아있기 힘들었던 모양이었습니다.
카카오톡으로 출석 체크만 하고선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잠이 들거나 온라인 강의를 듣지 않고 딴짓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자는 거니? 이제 일어나서 학습 1강 들어야지."
교사들은 온라인 강의를 재생시키지 않은 학생들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잠을 깨우거나 온라인 수업 재생 방법을 안내하는 게 교사들의 오전 일과가 됐습니다.
학생들이 수업 영상을 재생하더라도 학습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을지 교사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온라인 학습의 특성상 영상을 재생시켜놓고 다시 잠을 자거나 딴짓을 해도 전혀 알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40살 윤민섭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에 따
이어 "고3 학생들이다 보니 온라인 학습으로라도 학습 결손을 채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임시방편일 뿐이어서 코로나19가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