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중학생 10명이 여학생 3명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빼앗고 집단으로 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무차별 폭행을 하면서도 참참참 게임을 하는 등 죄의식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김보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여학생의 눈 밑이 푸르스름하게 멍들어 있습니다.
지난 4월 중학생 A양은 한 남학생의 집에서 집단 구타를 당했습니다.
▶ 인터뷰 : A양 어머니
- "뺨만 때리는 게 아니라 발로 차는데 인천 사건처럼 정말 애들이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발로 뻥뻥차고…."
지속적으로 돈을 가져오라 협박하고 늦으면 폭행하는 일이 반복된 겁니다.
중학생 B양도 A양이 맞은 다음 날 남녀학생 여러 명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 당했습니다.
▶ 스탠딩 : 김보미 / 기자
- "사건 현장입니다. 아파트 상가 안쪽에 있는 쓰레기장으로 인적이 드문 곳인데,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을 이곳으로 끌고 와 집단으로 폭행했습니다."
▶ 인터뷰(☎) : 신고자
- "여자 하나 세워놓고 네다섯 명이 돌아가면서 얼굴을 막 때리고 OOO아 똑바로 서 라면서 때리고 있더라고요. 남자애들은 몽둥이로 머리를 툭툭 치고…."
B양에 대한 폭행은 무려 1시간이나 이어졌는데, 경찰이 출동하자 인근 빌라 주차장으로 옮겨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인터뷰 : B양 어머니
- "남자애들이 뒤에서 때리고 여자애들은 머리채 잡고 따귀 때리고. 자기들끼리 참참참 게임하면서 맞히면 덜 세게 때리고 안 맞히면 강하게 귀에서 삐 소리 날 때까지 때리고…."
심지어 이들은 피해 학생이 맞는 영상을 찍고 SNS에서 돌려보기까지 했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들은 사건 초기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3월 초, 피해 학생들이 직접 경찰서에 찾아갔지만 경찰이 가해 학생에게 전화만 걸고 그냥 아이들을 돌려보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A양 어머니
- "그것 때문에 아이들은 '너희가 경찰서에 신고했지' 하면서 보복폭행을 당했고요."
▶ 인터뷰 : B양 어머니
- "그 자리에서 (수사관이) 전화해서 가해자가 전화를 끊어버렸대요. (피해 학생들한테) 내일 7시에 부모님과 같이 오라고 돌려보냈대요. 왜 피해자 부모한테 전화 안 했냐 통화라도 해줬으면…."
이에 대해 서울 강동경찰서는 경찰서 방문 당시 부모님께 연락을 하지 말아달라는 피해 학생들의 요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정식 신고가 아닌 상담 방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해 학생 10명을 공동폭행과 공동갈취 등의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주범 1명에 대해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해 학생 중 7명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어서 법원의 보호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보미입니다. [spring@mbn.co.kr]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