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이 이달 중으로 시행되는 기말고사를 대면 시험 형태로 진행한다고 밝혀 코로나19 감염 불안을 호소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은 비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하지만, 몇 몇 대학은 교수 재량에 따라 대면 시험을 허용하고 있다. 앞서 가천대가 대면 중간고사를 실시한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대학생들의 우려가 커진 상태다.
서울대 재학생 이 모씨는 "한 공간에 다수의 학생이 장시간 같이 있어야 해 불안하다"라며 "시험 도중 마스크를 벗는 학생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내에서 대학을 다니지만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시험기간내 숙소를 구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1학기 온라인 강의가 시행됨에 따라 자취방을 구하지 않은 학생들은 시험기간 1~2주 동안 지낼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온라인 시험의 경우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교수 재량에 따라 대면 시험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부정행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판단해 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중간고사 당시 인하대, 서강대, 건국대 등에서 부정행위가 속출했다. 학생들은 한 곳에 모여 함께 문제를 풀거나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답을 공유했다.
대학생들은 대면 시험 대신 대체 과제나 오픈 북 방식 등 대안을 택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홍익대가 지난 9일 '선택적 패스제'를 실시한다고 밝힌 후 이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늘고 있다.
선택적 패스제는 학생들이 학점을 그대로 받을지 P(패스)로 받을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P를 받은 교과목은 취득 학점에는 포함되지만 평점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서강대에 재학중인 박 모씨는 "선택적 패스제로 부정행위 자체를 막을 순 없겠지만 다른 학생의 부정행위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지 않은 성적을 받는 상황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
[김지원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