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가 더러움의 상징으로 변해 도시의 천덕꾸러기가 된 지 오랩니다.
하지만, 관계 법령이 모호해서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었는데요.
정부는 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하고 개체 수 조절에 들어갑니다.
이무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언제부턴가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 아니라 더러움과 무서움의 상징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심지어 닭처럼 살만 쪘다고 '닭둘기', 쥐처럼 세균 덩어리라고 '쥐둘기'라는 굴욕적인 별명마저 얻었습니다.
▶ 스탠딩 : 이무형 / 기자
- "도심 속의 비둘기는 사람이 다가가도 무서워하거나 피할 생각조차 없습니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도 반가움 보다는 불쾌함을 드러냅니다.
▶ 인터뷰 : 윤정희 / 서울 보광동
- "징그럽고요. 무서워요. 지저분하다고 생각 되고요."
▶ 인터뷰 : 최숙자 / 서울 약수동
- "가까이하지 말라는 소리는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얘를 가까이 안 하려고 하는데 또 좋아하니까…"
비둘기의 피해는 사람에 그치지 않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씻어내 보지만 안중근 의사 동상의 머리는 비둘기 배설물로 가득합니다.
▶ 인터뷰 : 최명재 / 안중근의사기념관 사무국장
- "우리가 궁리하다 못해서 나무에다 못을 박아서 저기다 놨는데도 불구하고 비둘기가 계속 와서 앉고 있고…"
환경부는 집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분류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하고 본격적인 퇴치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퇴치 방안에는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인섭 / 서울시 자연생태과
- "피임약을 섞어서 모이를 주는 방법도 제시된 적이 있지만, 유럽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개체 수 조절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던 것으로
결국, 시민들이 동참해 먹잇감이 될 만한 환경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입법예고에서 환경부는 집비둘기와 함께 멧돼지와 까치 역시 유해 야생동물로 분류됐습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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