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삼성전자 4노조)이 삼성전자 광주 가전사업장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삼성전자 4노조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6일까지 삼성전자 가전부문 사업장 노동자 53명을 대상으로 벌인 건강관리 실태 조사에서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회전근개 파열, 허리디스크 등) 및 다양한 질환(이명, 손가락 골절 등 안전사고 후유증)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노동부에 제대로 보고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 광주지청과 근로복지공단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근골격계 질환 산재신청은 6건에 불과했으며 2건만 산업재해로 인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재 보고건수는 13건에 불과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삼성은 산재보험료 최다 감면 기업으로 감면액이 2016년에는 1056억원, 2017년에는 1031억원 2018년 상반기에는 868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보험료는 과거 3년간 보험수지율(산재보험료 대비 산재보험급여액)에 따라 보험료를 감면해준다. 산재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산재보험급여액이 없고 보험수지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산재보험료 감면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산재신청을 하게 되면 보험수지율이 높아져 산재보험료 감면을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보험료율이 인상되어 산재보험료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노조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산재신청을 하기 두려운 환경을 조성하여 산재신청을 못하도록 하고 있다. 실례로 안전사고 발생 시 산업재해 당사자를 징계위원에 회부하고, 몇몇 인원에게는 인사 고과를 최하위로 평가하여 개인의 진급에도 불이익을 주는 사례도 있다"면서 사측의 조직적 산재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이원일 노조 광주지부장은 "20살 꽃다운 나이에 회사에 입사해서 내 몸이 상하는 것도 모르고 10여년을 성실하게 일한 대가는 어디 하나 성치 못한 몸"이라며 "수많은 삼성전자의 젊은 노동자들이 문제제기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스러져갔다"고 토로했다.
진윤석 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삼성에서 산재를 신청한다는 건 승진을 포기한다는 말과도 같았다. 용기 내어 산재를 신청해도 작업환경 증거 수집이 힘들고 증인 역할을 해야 할 동료들도 회사의 해코지를 두려워해 도움을 주지 않
노조는 삼성전자 전체 사업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근골격계는 물론이고 화학물질에 의한 질병, 사무직의 우울증 등 산업재해관련 집단 요양신청으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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