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기사와 댓글 때문에 명예가 훼손됐다면 포털이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특히, 언론사에 준하는 손해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어서 포털들의 기존 뉴스 제공 방식에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5년 여자친구와 헤어진 김 모 씨는 얼마 뒤 자신과 관련된 악성 기사와 댓글들이 인터넷에 떠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친구가 자연유산하자 태도가 돌변해 학대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여자친구가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심지어 김 씨의 실명과 전화번호까지 공개되며 악성 글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빠르게 퍼져 갔습니다.
김 씨는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심에 이어 2심 법원은 김 씨에게 모두 3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불복한 포털업체들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최종 판결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게시된 글로 명예를 훼손당하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음에도 포털업체들이 이를 게을리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오석준 / 대법원 공보관
- "포털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의 사이트 안에서 악의적인 게시글로 인하여 명예훼손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대법원이 기사나 댓글 방치로 인한 명예훼손 사건에서 포털에 법적 책임을 물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포털의 뉴스 편집 기능에 엄격한 책임을 물으면서 포털들의 뉴스 제공 시스템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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