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미디어학부 새내기 이혜림 씨(19)는 2학기가 시작됐는데도 학교와 떨어진 본가에서 사이버 강의를 들으며 지내고 있다. 이씨는 "동기들을 사이버 강의로만 만나다 보니 서로 얼굴도 알고 말도 놓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학업계획에 대해서 선배의 조언도 듣고 정보를 많이 모아야 하는데 도움받을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연세대 기계공학부 새내기 김민근 씨(19)는 고등학교 내내 꿈꾸던 캠퍼스 생활을 누리지 못해 실망감이 크다. 김씨는 "수험생활을 대학 공연, 응원 영상을 보며 버텨왔는데 축제 '아카라카'와 연고전까지 취소된 것이 믿기 싫다"며 "동아리도 가입은 했지만 학교 지침에 따라 아무 활동도 못 하고 '올 스톱'인 상황이라 슬프다"고 말했다.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 새내기들은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캠퍼스의 낭만이 사라진 2학기를 보내고 있다. 개강을 맞이해 가을 축제와 동아리 박람회 등 학내 행사로 북적거려야 할 대학가는 조용한 모습이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와 연세대는 오는 10월 개최 예정이던 정기 연고전을 취소하는 대신 온라인 게임 대항전인 '사이버 연고전'을 기획하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15일부터 사흘간 '온라인 대동제'를 진행하며, 홍익대와 경희대도 다음 달 온라인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엠티(MT), 농촌활동, 개강파티 등 친목을 다지는 오프라인 모임도 대부분 사라져 올해 첫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들은 적응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민망한 상황에 놓였다. 새내기 박수진 씨(가명·19)는 "거의 아무것도 못하고 한 해가 지나가는데 내년에 후배들이 들어오면 알려줄 수 있는 게 전혀 없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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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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